은비는 오늘도 가장 우아하게 난다
은비는
오늘도 구름을 입는다
골목을 감고
혁이의 눈을 묶고
민수의 손에 초콜릿을 쥐여주고
욱이를
한 바퀴 돌린다
엄마의 과일주스까지
햇빛보다 먼저 열린다
소파 위
먼지와 함께 부푼 오후
엄마가 묻는다
“언제쯤 우아해질래?”
은비는
말없이 턱을 괸다
눈동자 속에
구름 두 점, 바람 한 줄기
방금 전의 웃음이
살짝 접힌다
잠깐,
조용한 고심
그러곤
가볍게
중력을 턴다
우—아!
우—아!
아이들이 따라 외친다
우—와!
우—와!
지금, 은비는
집 안에서 가장
높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