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나팔꽃 꼭 닮은

by 바람처럼

누가 처음 혀를 얹었을까

꽃이 피기도 전에

봉오리 끝에 입을 대자

분홍빛 소리가 녹아내린다


식물인 줄만 알았는데, 달콤했다

그 순간, 인간은 자연을 베끼는 대신

먹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은 진화한 나팔꽃

혀끝에 부드럽게 올라앉아

입술 위에서 감각으로 피어난다


해 저문 하늘 아래

꽃잎은 사라지고

종이컵과 플라스틱 뚜껑만 남았다


개미 한 마리가 맴돌다

꿀 대신 우윳빛 비명을 물어 간다


사랑은 언제나

표절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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