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다
아이가 태어났다.
아주 묵직하고 뜨거운 것이 내 몸 밖으로 나왔다.
열 달을 기다리며 제일 먼저보고 싶었던 게 아이의 얼굴이었는데 순간 난 나의 모습부터 걱정되었다.
너에게도 엄마의 첫인상인데 내 얼굴에 범벅된 땀과 침 그리고 입냄새가 날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따뜻한 물속에서 자기를 꺼내 화가 난 것처럼 눈도 못 뜬 채 찌푸리고만 있을 뿐 엄마라는 존재를 찾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분명 묵직했는데 내 생각보다 더 작고 더 빨갰다.
분만실에서 아무도 모르지만 나와 남편만 아는 아이의 태명을 열심히 부르며 인사를 건넸고 울던 아이는 초록색 보자기에 폭 싸여 잠깐의 평온을 찾은 듯했다.
하지만 3초가량의 짧은 인사를 마치고 아이는 곧바로 신생아실로 연행돼 갔다.
그래서일까 그 아이와의 강력한 첫 만남은 잊히지가 않는다.
출산 후 아이를 기다렸던 두 평 남짓한 산부인과 병실의 은은한 소독 향, 누워서 바라보던 수액과 조명의 조도까지 떠오르는 걸 보면 출산이라는 경험은 내 머릿속에서도 잊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남긴 게 아닐까 싶다.
출산과 동시에 모성애는 전투력처럼 강해서 거부할 수 없었고 나는 아무 조건 없이 아이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에게 나도 이런 강렬함을 주었을까
내가 태어났을 때 엄마도 이 만큼 나를 사랑했었을까 엄마에게 전화해봐야지, 나도 이제 엄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