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분리불안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입 밖으로 말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육아를 책으로 했는데 쉽게 말해서 아이가 엄마와 분리되면 느끼는 불안함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6개월부터 두 돌까지 심하고 36개월 정도가 되면 안정된 애착을 기반으로 엄마는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항상 어딘가 있구나를 깨달으면서 분리불안이 줄어든다고 한다.
나의 아이는 분리불안이 정말 심했었다.
물론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내가 갓난쟁이와의 분리불안이 있었다.
아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자면서 썼는데 나는 아이가 숨은 잘 쉬는지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았는지
설거지하다가도 걱정돼서 몇 번을 오가기도 했었다.
점차 크면서 아이는 내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못 견뎌했고 우린 화장실도 같이 갔다.
쓰레기 분리수거 장에도, 식자재 마트도, 뒷동산 산책도 모든 걸 같이했다.
꼭 내 살 한 점이라도 아이가 붙어있어야만 안정감을 찾는 것 같았고
화장실에 데리고 다녔으니 나중에 배변훈련은 저절로 하겠구나 생각도 할 정도였다.
아이가 12개월쯤 걷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분리불안은 새로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항상 안겨만 있던 아이가 궁금한 게 많았는지 아파트 앞 화단에서 몇 걸음 가다가 뒤돌아 다시
나에게 오고 또 몇 걸음 가다 내가 있는지 뒤돌아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반복했다.
그때 나는 아이가 처음으로 나로부터 떨어짐을 느겼다.
다행히 점점 무거워지는 아이로 내 손목이 시큰거리다 못해 부서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할 때쯤이었다.
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시간이 지나면서 너와 나는 점점 떨어지는 구나.
그 쯤부터 난 나의 엄마와 나의 관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도 아기 때는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썼겠지, 떨어지면 울었겠지
우리 엄마는 나를 안아주었을까
지금의 나처럼 아이와 모든 걸 같이 했을까
우리 엄마는 어떤 엄마였을까
근데 왜 나는 엄마를 찾지 않았을까
왜 엄마랑 떨어지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을까
왜 그랬는지 나도 이제는 엄마와 나의 관계를 알고 싶다.
내가 본 육아서에는 항상 이 말이 강조되어 있다.
아이가 어릴수록 엄마는 아이의 울음과 불안에 즉각 반응해서 안정된 애착을 갖도록 노력하라
왜냐하면 어릴 때 부모와 아이가 형성된 애착은 "평생"가고 이 아이의 모든 인간관계에 영향을 준다라고.....
육아서를 보면서 나와 엄마의 관계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잘 못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태어나 몇 년 간의 애착형성을 못해서 결국 난 평생 엄마를 피하며 살아가는 거라면
너무 슬픈 게 아닌가 하며 억울하기도 했다.
언제쯤이면 난 엄마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그 후로 계속 생각을 정리해 갔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아이가 울 때면 항상 내 안의 무서움이 피어오른다.
내가 지금 달래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가 나를 피하면 어쩌지
나와 엄마처럼 되면 어떡하지 그런 불안함에 나는 오래 두지 못한다.
물론 육아서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본능적으로 나는 아이에게 따뜻한 엄마로 평생 같이하고 싶다.
그래서 육아서에서 말하는 36개월까지 일도 쉬고 필사적으로 아이에게 붙어있으려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