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추석명절이 되면 선물을 주고받는다.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 항상 고민이 된다.
가격이 부담되지 않으면서 실속도 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을 찾는다.
받는 입장에서는 선물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선물을 받은 후에,
"아~~~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니, 뭐 이런 걸 선물로 보내나?"
"에이, 별로 쓸모도 없는 걸 보냈구먼~."
감동은커녕 씁쓸한 여운만 남기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모두 고민에 빠진다.
아내에게 어떤 선물이 제일 좋냐고 물어보았다.
"나야 당연히, 현금이 제일 좋지, 아니면 상품권도 좋고~."
하지만, 현금이나, 상품권은 감동이 없다.
보낸 이의 성의와 감사를 전하고, 받는 사람이 기분 좋은 선물이라야, 최고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시대에 따라 인기 추석선물이 많이 바뀌고 있다.
가장 역사(?)가 깊은 추석선물은 '설탕'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왜 '설탕'이 선물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먹고살기 어려웠던 1960년대, '설탕'은 가난한 이들이 선뜻 사기 힘든 품목이었다. 게다가 음료도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설탕물'은 손님접대용으로도 최고 인기였다.
시대에 따라, 경제발전에 따라, 인기 선물은 계속 변화해 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4년 추석 선물은 싼 것은 9,900원부터, 비싼 것은 5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품목들을 선물로 주고받았다고 한다.
<시대별 추석선물 베스트>
1960년대 - 먹을거리(설탕이 최고 인기)
1970년대 - 기초 공산품(식용유, 비누, 종합과자세트 등)
1980년대 - 고급화 바람(참치세트, 정육, 과일세트 등)
1990년대 - 선물의 양극화(백화점 상품권 고급양주 등)
2000년대 - 웰빙바람(와인, 건강식품, 올리브유세트 등)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어린이집이 있다.
갓난아기부터 유치원 가기 전, 만 5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회사 '어린이 집'에서는 명절마다, 작은 행사를 한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 아빠는 물론, 동료 아저씨들에게 명절 인사를 오는 것이다.
지난 설에는 아이들에게 용돈(한 명당 3천 원)을 주었다. 이번엔 무얼 선물할까 고민하다, 과자선물을 주기로 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작은 과자꾸러미를 만들었다.
드디어, 아이들이 사무실에 찾아오는 날,
고사리 손에 종이 가방을 하나씩 들고 왔다.
아이들이 준비해 온 추석선물은 "조물딱 밤마카롱"이었다.
고사리 손으로 밤마카롱을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선생님들이 옆에서 도와주었을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직접 선물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 정성이 기특하고, 귀엽다.
밤마카롱 맛을 보았다. 찐득한 약과와 약과 사이에, 밤으로 맛을 낸 '밤 잼'이 들어있었다.
약과의 고소한 맛과, 밤 잼의 달콤한 맛이 잘 조화를 이루었다. 달착지근한 맛, 중간에 약간 '짭조름한 맛'이 느껴지는 건, 분명, 기분 탓일 거라 생각했다.
'밤마카롱'과 함께 선생님들이 준비한 선물도 받았다. "행복이 오란다."
어린이집 아이들, 어린이집 선생님들 덕분에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 덕분에 추석선물을 고를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 조건인지 알 수 있었다.
"받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