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민들레 홀씨

by 김추억

우리 집 빈 화분에 민들레 홀씨가 날아와 자리를 잡더니 해년마다 꽃을 피운다.
민들레 꽃이 진 자리에 동글동글 귀여운 민들레 홀씨가 피어났다.
밤사이 세찬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민들레 홀씨가 어디 날아가 보지도 못하고 비와 함께 떠내려갈까 걱정이 되었다.

'미리 입으로 후~불어서 날려 보내줄까'

잠시 고민하다 운명에 맞기기로 했다.
과연 일기예보대로 밤새 강한 비가 내렸다.
빗소리를 들으며 비를 맞고 있을 민들레가 생각났다.

'하늘하늘 가늘고 연약한 민들레 홀씨는 큰일 났다. 굵은 빗방울을 맞고 사라져 버렸겠지'

다음 날 아침, 비에 젖은 민들레 홀씨를 보았고 또 그날 오후, 제 몸을 다 말리고 날아갈 준비를 마친 뽀송뽀송한 민들레 홀씨를 보았다.

시련 속에서도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날아가고야 마는 민들레 홀씨였다. 제 사명을 다하려 애쓰는 민들레 홀씨가 어딘가 곳곳에 날아가 깊이 뿌리내리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를 응원해 본다.

뽀송뽀송 말리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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