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귀

by 김추억

와온해변 바다 둑을 걷다가
밀리터리 느낌의 메뚜기를 만났다.
자세히 보니 다리근육도 장난이 아니고
사막에서 입는 군복 느낌도 나서 멋있었다.


메뚜기가 멋지다고 하니
별량에서 농사짓는 친구가 한 마디 한다,

"나쁜 놈 인디..."

그 말을 듣고 다시 메뚜기를 보았다.
메뚜기가 갑자기 임진왜란 때
와온 바다로 쳐들어온 왜구 같다.

사람 말 한마디에
멋져 보이던 메뚜기가
내게 아무 잘못도 없이
갑자기 악해 보인다,


쌍란 당첨!
노른자가 두 개인 달걀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달걀 하나를 깨서 달걀 두 개를 먹을 수 있다니!


행운에 당첨된 기분이 들어서 이 행복을 나누고자
매곡동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다.
매곡동 친구에게 답장이 왔다.

[그거 돌연변이 아닌가?]

평상시에도 소신 있는 말을 해대던 매곡동 친구,
그녀의 발상에 감탄하며
나는 갑자기 행운에 당첨된 달걀이 먹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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