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 듯이

by 김추억


옥상 한쪽 구석,
작은 스티로폼 안에서
멋지게 봉숭아가 피었다
꽃과 잎사귀,
그 자체가 명품이어서
스티로폼 화분이라 해도
아무 상관없이 느껴진다
아니 스티로폼 화분이어서
더 멋지다!
처한 그릇도 탓하지 않고
적는 양의 흙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보란 듯이
환하게 꽃을 피워주니
더 대견하고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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