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꽃을 보면 저도 벌과 나비가 되어
그 꽃 앞에 한참을 머무르게 됩니다.
지금까지 꽃에게 유혹되어 빼앗긴 내 시간이
말도 못 합니다.
꿀은 얻어가지 못해도
향기는 얻어 갈 수 있고요,
예쁨을 눈과 마음에 각인시켜 갑니다.
꽃들은 제 앞에서 유독 부끄럼을 타요.
저는 꽃들의 정맥과 동맥,
모세혈관과 혈소판까지 보거든요.
그러니 꽃들이 제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부끄러움을 타요. 어쩔 줄 모르고
바람 부는 틈을 타서 몸을 배배 꼬네요.
붉은 꽃은 더 붉어지고
분홍꽃은 더 수줍어져요.
제 시선에 꽃의 혈액순환이 빨라져요.
짓궂은 저 때문에
꽃은 실핏줄까지 터질 듯하네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더 장난스럽게 쳐다보죠.
그래도 막 싫지만은 않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