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나 그리고 마음

차와 함께 하는 삶, 그 안에서의 나와 내 마음

by 산토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난 몇 년간 ‘자꾸만 빛을 잃어가던 나’는 하루하루를 지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 몇 년 동안 일주일에 딱 하루, 다실에 가는 날의 두세 시간이 유일한 여유와 즐거움이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함께 몇 년을 차를 마신 사람들은 티룸을 오픈하고 다양한 테마의 다회를 여는 등 각자의 재주를 살려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는 걸 보며, 나는 뭐 하는 거지? 그냥 시간과 돈을 버리며 주제에 맞지 않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며 그 좋아하던, 유일한 위안이던 차 마시는 시간도 솔직히 그냥 지겹고 힘들었다.


그런다 어느 날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하다가 ‘내가 살면서 꾸준히 한 것이라고는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 본 거랑 다도뿐이야!‘라고 하며 몇 번 차를 우려주었더니, 취미가 다도라니, 정말 멋있다, 신기하다 하며 차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다, ’차를 알려달라고? 나는 그냥 차에서 나는 다양한 향이 좋아서, 차 도구를 데우고 우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또 찻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들이 좋아서 꾸준히 시간을 보낸 건데, 내가 뭘 알려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든 마음이었다, ’뭘 해볼까? 무얼 해볼 수 있을까? ‘하는 나의 의지가 가득 담긴, 가능성에 대한 상상, 생각.


몇 년 동안 한 다실을 다니며,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차를 마실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다양한 ’차‘를 주제로 한 강의와 티룸을 탐험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마음이 시작이었을까? 2022년은 개인적으로 많은 시작과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오랫동안 중단했던 운동을 시작했고, 가장 가까웠던 10년의 인연을 정리하기도 했고, 사는 곳을 옮겼고, 또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마음가짐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뭐든 시작해보자, 그리고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어, 그냥 꾸준함의 힘을 믿고 뭐든 끝까지 해보자!‘하는 마음.


그렇게 일 년, 나는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나와 내 삶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내 삶을 운영하는 것은 한 잔의 차를 정성 들여 우려 내어놓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의 ’마음가짐‘이었다. 마치 맛있는 차를 우려내는데 다구의 예열이 가장 중요한 순서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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