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에서 보면 우리가 사는 이 푸른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까? 며칠 전에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인 4명을 태운 채 달로 날아갔다. 그리고 이틀 후 지구 사진을 보내왔다. 대기권 밖에서 보는 지구는 어떠할지 그저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상상이 잘 안 된다.
작년에 읽었던 앤디위어의 소설이 영화로 나왔다고 해서 보고 왔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딱 세 가지였다.
첫째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는지, 둘째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우주선의 모습과 외계 생명체 로키의 모습 그리고 우주의 모습이 잘 구현됐는지, 마지막은 역시 책을 읽으며 느꼈던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우정과 잘 그려졌는지였다.
우선 내가 볼 때 영화는 원작에는 충실했으나 과연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영화를 보았을 때 얼마나 이해할지 의문이 들었다. 내용을 다 알고 있는 나는 200% 이해하면서 영화를 보았지만 처음인 사람은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원작은 거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 수준이라 내용이 너무나 많다. 그걸 다 담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우주선의 모습과 외계 생명체 로키의 모습이 잘 상상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답답하고 궁금하기도 한 외계 생명체의 모습과 로키가 타고 온 우주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스 박사와 외계 생명체 로키의 우정인데 책에서는 위험에 처한 그레이스 박사를 로키가 죽음을 무릅쓰고 구해낸다. 그렇게 살아난 그레이스 박사와 로키는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각자 자기의 행성으로 떠나게 되지만 이때 우주선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레이스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로키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로키를 포기하고 그냥 지구로 돌아가느냐, 지구를 포기하고 위험한 로키를 구하러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그레이스는 로키를 구하러 간다.
나는 이 부분에서 오열을 하고 말았는데 영화에서는 좀 시시하게 다뤄진 거 같아 아쉬웠다. 지구로 돌아가기를 포기한 그레이스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책을 읽을 때 마음 졸이며 안돼, 그러지 마 를 외치며 지구로 돌아오기를 바랐는데 그레이스는 로키를 구하고 함께 그의 행성으로 간다.
나중에 기억이 점차 돌아오면서 본인의 의지대로 우주에 온 것이 아니라 강제로 잡혀서 동면 상태로 우주에 온 것을 알게 되고 허탈함을 느끼며 지구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을까. 아님 그저 자신을 구해준 외계 생명체의 보답이었을까.
로키의 행성에서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몇 년이 흐르고 드디어 로키의 행성에서 지구로 갈 수 있는 우주선이 완성되고 로키는 지구로 돌아갈 거냐고 묻지만 그는 그러기엔 너무 늙었다고 말한다.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 그레이스가 너무 안타까웠지만 로키의 행성에서 외계 생명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며 사는 그의 선택도 나쁘지 않았다.
헤일메리란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시도하는 무모한 장거리 패스를 의미한다고 한다. 성공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그만큼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시도하는 일종의 최후의 승부수라고.
우리도 살면서 조금은 무모하지만 선택지가 없는 최후의 승부수를 띄울 때가 있다. 그럴 때에 보통은 다 실패하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헤일메리 프로젝트처럼 멋지게 성공하는 때가 오면 좋겠다. 아니 그러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