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 하이데라바드
이곳에서의 2일 차이다. 인도가 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딜 가도 똑같은 흙먼지와 클락션 소리에 지쳐가는 것 같다. 일단 금요일에 뭄바이로 가는 기차를 예약했다. 뭔가 점점 여행에 대해 지쳐가는 것 같다. 점점 현실이 다가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 같기도 하다.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나의 자존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여행이라도 이렇게 포기해 버리는 모습을 또 보이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일단은 내일의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일단 이 치아가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아 있는 것 같다. 너무 과하게 내가 조심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양치를 좀 더 열심히 하긴 해야겠다. 오늘은 글을 적기가 힘든 기분이다. 뭔가 포기할 것만 같은 날이다. 사실 포기가 아니라 그저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은 조금만 더 버텨 보고 싶다.
11/21 하이데라바드
오늘은 저녁만 먹었다. 비리아니를 혼자 먹으러 갔다 왔다.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여행의 매력을 찾기가 힘들었다. 내일 뭄바이로 간다. 기차가 성공적으로 예매가 되면 간다. 운명에 맡겨야겠다. 뭄바이에서 여행을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또 실패한다면 완전히 다른 그림을 향해 가야겠다. 지금 이곳에서는 어떤 여행도 완수할 수가 없을 것만 같다. 영상도 글도 다 허무하게 끝날 판이다. 두 번째 위기를 맞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위기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나의 선택들이 운명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기를 빌 뿐이다.
11/22 기차
오늘은 하이데라바드를 떠난다. 기차티켓은 성공적으로 구매가 되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여행사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은 우버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는 중이다. 여기 툭툭이를 타도 되지만 이 친구들이 분명 200 루피 그 이상을 부를 것 같아서 그냥 160루피를 내고 우버 택시를 타고 가려고 한다. 락샤와 택시의 편안한 차이는 40루피 그 이상이다. 일단 클락션 소리가 한번 필터링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점심으론 kfc를 먹었다. 버거킹을 가려다가 그냥 kfc로 향했다. 한국에서 버거로 따지면 kfc가 높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치킨버거라는 것이 어찌 보면 햄버거 시장에서 별미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치킨버거만이 유일한 버거인 세상에서는 늘 치킨버거를 팔아 오던 kfc가 압도적인 우위를 지닌다. 이처럼 누구나 나에게 맞는 자리가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 실패한다고 절대적인 실패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여행이고 공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기차 안이다. 거의 12시간을 달렸다. 2등석이라 그런지 확실히 편하다. 같은 가격이라면 버스보다 편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2등석이 이 정도라면 뒤에 좌석들은 굉장히 시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2등석에 사람들 정도는 감당할 만하다. 기차에 탑승했는데 누군가 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보고 자기 자리로 가면 안 되냐고 하길래 내가 싫다고 이야기했다. 3등석이었다면 쉽게 안 비켜줬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바꿔주면 여기보다 자리 배치상 안 좋은 자리였다. 올바른 당당한 선택이었다.
인도에서는 항상 긴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뭐든 쉽게 여기지 않고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것을 배운다. 이곳에서는 영상 촬영도 마음껏 못하겠다. 길을 걸으면서 촬영을 할만한 여유가 없다. 고작 인도를 걷는데도 신경 쓸 것들 투성이인 이곳은 인도이다. 항상 의심하고 항상 경계하는 태도로 걷는다. 근처 자리의 애기가 계속 운다. 그런데 목소리를 들어보면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아니다. 한 5,6살쯤 돼 보이는 목소리이다. 한국이었다면 분명 부모가 조용히 시켰을 정도의 소음이었다. 조용히 시키지 않으면 옆자리에서 핀잔을 줬을 정도의 사운드였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심지어 부모도 그냥 둔다. 인도인들의 자기 의사 표현이 활발한 것에 대해 의문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라는 아이들이라면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어필하는 아이로 성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인구 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은 꼭 필요할 것 같다.
인도
인도에는 인도가 별로 없다
나도 차도로 차는 인도로 오토바이는 어디로든 다닌다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 오늘도 인도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