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 뭄바이
드디어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도시인 뭄바이에 도착했다. 이곳은 나에게 첫인상이 가장 강렬한 도시에 남을 것 같다. 기차에서 밖을 봤을 때 길바닥에 널부러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기차역에서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가 1시간 정도를 걸어서 숙소에 왔다. 숙소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곳을 오면서 본 풍경은 인도의 밑낯 그 자체였다. 거리에서 자는 사람들, 파리들, 거리의 쓰레기들 진짜 인도에 온 기분이 들었다. 벵갈루루와 하이데라바드를 무질서의 도시라고 했다면 뭄바이는 밑바닥 그 자체였다. 무질서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질서가 갖춰져 있을 법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법이다. 이곳은 그런 생각조차 들지가 않는다. 물론 아직 시내를 안 가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첫인상으로는 정말 흔히 접한 미디어에서의 인도의 모습 그 자체를 본 느낌이다. 가래를 뱉었는데 검은 가래가 나왔다. 처음 보는 색이다. 담배를 아무리 펴도 검은 가래가 나오지는 않는다. 처음 느끼는 먼지에 목이 확실히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인도에 대한, 여행의 대한 마음이 거의 증발하기 직전이다. 이곳은 난장판 그 자체이다. 내일 뭄바이의 주요 포인트를 가보면 다를지도 모르겠다. 일단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은 길에서 조금 봤다. 확실히 유명한 관광지인 것은 틀림없다. 하이데라바드와 벵갈루루는 사실 재미가 별로 없었는데 이곳은 재미는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재미를 느끼기 전에 환멸을 먼저 느낄지도 모르겠다.
11/24 뭄바이
뭄바이에서의 여행 시작이다. 이제부터 좀 더 여행의 에너지를 장착해보려고 한다. 물론 12시이다. 나의 여행은 지금 시작한다. 일단 타기 힘든 버스에 탑승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이곳 버스는 지극히 내국인용이다. 인도인이 아니면 이게 무슨 버스인지 언제 오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언제 오는지는 이 사람들도 모를 것 같기는 하다. 이곳의 먼지 냄새 모두 최악이다. 인도를 보면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역시 나라가 제어할 수 있는 인구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인구가 많으면 나라의 경쟁력이 올라가지만 이렇게 제어 불가능할 정도로 많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면 것 같다. 이곳은 신기하고 기이한 나라는 맞는 것 같다. 확실히 양면적인 모습들이 항상 존재하며 독특한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하지만 독특함은 별미 같은 것이다. 무엇인가 갖춰진 곳에서 이런 별미의 맛이 나면 새로운 자극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갖춰지지 않은 밑바닥의 상태에서는 이 독특함을 새로운 자극이 아닌 불쾌함으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너무 인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글을 쓰는 것 같다. 오늘은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인도여행인 만큼 지금까지의 시선을 잠시 버리고 다시 한번 봐야겠다.
다른 시선으로 보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오늘 가려고 시도했던 곳을 가지 못하였다. 여행을 하면서 가려던 곳을 가지 못한 적은 처음이다. 그냥 거기까지 가는 버스를 타지 못했고 버스를 찾지 못했다. 분명 인터넷에는 나와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를 않는다. 그래서 그냥 든든한 밥 두 끼 먹고 숙소에 들어가게 생겼다. 오늘은 참 많이 걸었다. 이렇게 걷는 것이 내 여행의 특징이긴 한데 오늘은 좀 피곤한 것 같다. 내 여행을 위해 걸은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이 너무 힘들어서 그냥 걸어 다녔더니 시간이 거의 저녁시간이 되었고 결국 가려고 했던 게이트웨이를 가지 못했다. 이번 여행은 내면으로 찾아가는 자유가 콘셉트이다. 하지만 내가 외부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들로 나의 여행이 너무 방해받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고 이런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곳은 너무 시끄럽고 냄새나고 먼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