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그 속에 뻔함

by 진민

11/7 다낭

오늘은 아침에 반미샌드위치를 하나 먹고 유현이와 통화하고 낮잠을 잤다. 새벽에 깨버리는 바람에 챔스 경기 라이브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배가 고파서 샌드위치를 사러 갔는데 그때 마침 전화가 왔다. 유현이와 문자는 해도 전화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또 한 명 정도는 또 괜찮은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놀랍게도 한국에서 전화할 때랑 달라진 것은 나의 위치뿐이다. 서로의 대화는 그대로였다. 늘 하던 농담과 늘 하던 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달라지지 않아서 좋았다. 마음의 변화를 찾아온 여행이지만 하나정도는 달라지지 않은 채 유지해도 좋은 것 같다. 그렇게 뻔한 통화가 끝나고 다시 휴대폰을 보다가 잠들었다. 다시 일어나 오후 4시쯤 돼서야 밥을 먹으러 나왔고 오늘 갑자기 길에 보이는 한식뷔페를 들어갔다. 왜인지 모르겠다. 그냥 한식이 좀 당겼나 보다. 원래 외국에 와서는 한식을 먹지 않았던 나이고 더 나아가 뷔페는 쳐다본 적도 거의 없는데 이번엔 그냥 한번 들어가 봤다. 그런데 한식 전문점에 가는 것 보다 여기 가니까 한입씩 다 먹어볼 수 있어서 한식이 고팠던 나에게 최적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15만 동 환화로 7,8천 원에 이 정도면 배부르게 먹었다. 그런데 2 접시 밖에 먹지 못하였다. 15만 동 보다 훨씬 못 미치는 양을 먹고서 나왔다.

걸으면서 캠코더로 셀프캠을 찍으면서 다닌다. 이 캠코더 산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이걸로 셀프캠을 찍는 건 처음이다. 아마 그 이유는 지금까지는 셀카도 항상 피해왔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나는 셀카가 너무 싫었다. 어쩌면 그냥 나의 외적 모습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셀카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나의 외적 모습이 마음에 들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마음가짐 차이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여행에서는 아마 셀프캠을 많이 찍을 생각이다. 이렇게 찍으면서 대화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일단 소스는 많이 많들어야겠다. 하지만 내 생각에 다낭에서 찍는 것들은 최종 완성본의 영상의 프롤로그 수준만 돼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인도 여행의 계획을 짰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 여행의 마무리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끝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계획을 짜지 않은 것인데 인도는 도저히 계획 없이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나는 항상 나의 선택이 운명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 믿는다. 영화 <매그놀리아>를 보고 느낀 것처럼 세상은 선택과 운을 통해 후회와 만족을 반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지금 이 선택도 어찌 보면 나의 삶의 그래프에서 후회보다는 만족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택이기를 빈다.


11/8 다낭

어제는 두통과의 전쟁을 치렀다. 왜인지 모르게 저녁 먹고 바다에 와서 글 쓰고 돌아가서 폰 좀 보다 보니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근데 몸도 추워오는 것 같고 그래서 에어컨 끄고 따뜻하게 잠에 들려고 했지만 머리가 아파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생각난 것이 이 두통도 사실 정신력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방에 두통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으로 버텨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두통약을 먹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9시였다. 어제도 거의 12시간을 넘게 잔 것 같다. 하지만 몸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되었다. 결국 정신력으로 이기지 못한다면 물질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같다.

확실히 휴양지는 혼자 오는 사람이 없고 가족이나 친구단위의 여행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느낌을 느끼기에는 힘든 것 같다. 물론 나는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도 참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그것보다는 경험하는 여행을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휴양을 위한 여행이 마이너스라면 경험을 하는 여행은 플러스라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다낭은 확실힌 휴양지인 것이다. 사실 나도 이곳 다낭에서는 나를 비우는 중인 것 같다. 확실한 휴식을 취하면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비워내는 중이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해보지 않으면 잘 못하는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머리를 비우고 하는 휴식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다 포기한 것처럼 아무것도 안 하며 지내는 중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쉬는 중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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