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할 수 없다.

by 강은자

AI는 할 수 없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강정 오란 다라지만

나는 돌아가신 엄마께 비슷한 비법을 배웠다.

그때 우리 엄마는

한시도 손을 쉬지 않으셨다.

자식들 입에 넣어줄 생각 하나로

찹쌀을 볶고 엿을 녹이고

온 부엌을 달콤한 냄새로 채우셨다.


​강정 하나하나에는

엄마의 사랑과 세월이 스며 있었다.

그건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엄마가 남기신 인생의 한 페이 지었다.


AI가 뭐든지 다 해주는 세상이라지만

이건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엄마의 사랑이 스며 있는 오란다와 강정 그건 기계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손끝의 온기이자 세월을 견뎌온 삶의 지혜가 담긴 맛이다.


​나는 그 맛을 마음을 배워왔다.

돌아가신 엄마의 부엌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르던 겨울날의 주방 한편에서 엄마는 이건 손이 기억한다.

조청의 끈적한 향기 속에서

한 알 한 알 정성을 섞어내셨다

황금 들녘이 가을걷이를 마치고

농부들의 긴긴 휴식이 시작되면

엄마는 언제나 손을 쉬지 않으셨다.


​밤늦게까지 달궈진 솥에서 튀겨지는 쌀알 그 위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달콤한 조청 냄새가 온 집안을 감쌌고 그건 곧 우리 집의 겨울이 시작된 신호였다.


​그때 그 강정을 보며 자랐다.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 가족의

사랑을 나누는 엄마의 방식이었다.

이웃들에게 한 봉지씩 건네기도 하시고

차가운 날씨면 더 맛있어 그 말속엔 자랑도 애정도 삶의 여유도 함께 있었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간다.

버튼 하나로 음식이 완성되고

레시피조차 AI가 대신 알려준다.

는 알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엄마의 마음 그 손끝의 정성만큼은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가 살다 보니 온도가 조금만 떨어지면

그동안 나누지 못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곁의 지인들에게

달콤하고 맛있는 오란다를

나눠주고 싶다.


엄마의 손맛이 나의 추억이

그리고 세대를 이어 줄 배움이 담겨 있으니까

아이들에게도 자주 만들어준다.

조청이 손끝에 묻고 쌀 튀밥이

바닥에 흩어져도 괜찮다.

그 과정을 함께하며 아이들이 이 맛을 기억하길 우리의 것을 잊지 않고

사람의 정이 깃든 이 따뜻한 손맛이

세대와 시간을 건너 이어지길 바란다.


​AI가 못하는 일

그건 사랑을 전하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그 사랑을 되새긴다

냄비 위에 조청이 끓고

바삭한 쌀알이 금빛으로 변할 때

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

그 맛을 기억해라

정성이 담기면 뭐든 달다


​AI야

너는 참 대단하다

세상 모든 걸 알고

모든 걸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지

하지만 말이야

이건 너는 할 수 없단다.


​오늘도 부엌 한편에

오란다와 강정을 만드는 상상 한다.

달큼한 조청 향이 방 안 가득 퍼지고

튀밥이 사르르 부서지는 소리에

시간이 천천히 녹아내린다.


​이제 나는 그 마음을

우리 집에 시집온 며느리에게 전하고 싶다.

얘야 이건 말이지

AI에게 배워서는 안 돼

이건 손으로, 정성으로

사랑으로 배우는 거란다.


​너무 바쁜 세상 속에서

며느리에게 직접 만들어보라

말하고 싶지만 바쁜 마음을 아니까

그냥 내가 만들어 예쁜 접시에 담아주고 싶다.

이건 시엄마의 맛이야

그 한마디 속에 사랑이 녹아 있고

시간이 익어 있고 가족이 있다.


​AI야 너는 세상을 다 가르칠 수 있겠지만 이 손끝의 따뜻함

끓어오르는 조청 냄새 속의 그리움

가족의 웃음소리만큼은 절대 배울 수 없을 거야

그러니

이건 그냥 엄마가 만들어줄게

너는 그저 따뜻하게 받아먹어라.


​인도네시아 4 년 차 살다가

잠시 건강 문제로 들어와 혼자

시간이 많아 글로 남겨본다


작가의 이전글(싯다르타 ))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 태자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