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던 마음

by 강은자

내가 시어머니 되고 보니 조금 알겠다.

천구백구십일 년 이월 결혼을 했다


남자 넷 딸 둘 중 모두 결혼하고 막내인 남편

그때 시어머님 74세 시아버님은 안 계셨다.

막내며느리 맞이한 어머님 마음은 어떠했을까 지금 나와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내 나이는 오십구 세 때 시어머니가 되었다

시어머니라는 자리가 처음이라 며느리한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시어머님은 항상 반겨주셨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나 혼자서 어머님을 만나 식사도 못하고 멋진 곳 찻집 한번 함께 하지 못했구나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집에서 차분하게 전화 한 통화도 못 드렸구나

어머님도 많이 서운하셨겠다


​어느 날 큰아이가 우리 곁에 함께 하면서

아이를 핑계 삼아 자주 찾아갔던 생각이 든다

주말이면 남편보다 먼저 아기 업고 시내버스 타고 시댁에 가서 식사 준비하고 있을 때 남편은 퇴근을 어머님 계신 곳으로 했다


​내가 시어머니 되고 보니 알겠다

우리 며느리 내게 온 시간 이년 반 아기도 없다

전화도 혼자 못 한다 아들이 전화하면 곁에 있으면서 스피커폰으로 어머니 아버지 잘 계시나요 한마디 한다


​아이고 내 며느리 소영이 목소리 비싼 목소리 한번 들었다 하고 우리 부부는 웃는다 아마도 이국 멀리 인도네시아에서 떨어져 살고 있기에 우리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며느리 때 나도 저렇게 시댁 어른들이 불편하고 어려웠다 이해한다 며느님 마음을 알 것 같구나

우리 부부 한국에 돌아가서 생활하고 아이 찾아오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너와 나의 거리는 좁혀질 거다


내가 나의 시어머님과 함께 했던 시절이 그립듯이 너에게도 많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


​시어머님과 며느리의 마음 내가 시어머니 되고 보니 조금 아주 조금 이해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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