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처럼 느껴졌던 한 끼 식사

by 강은자

작은아들 생일상이다. 성인이 된 뒤로는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같이 밥 한 끼 앉아 먹는 일조차 점점 어려워졌다.

아들은 제 삶이 바쁘고, 엄마는 그 바쁨을 알기에 묻지 않는 사람이 된다.


만나지 못하는 대신 엄마는 오늘도 밥상을 차린다. 아들이 여기 앉아 있는 것처럼,


그릇 하나하나에 자리를 내주며. 인도네시아까지 와서 어렵게 준비한 생일상. 밥 한 끼지만,


아들에게 여행 가는 마음으로 차린 상이다.

엄마 마음이 먼저 건너가 아들 앞에 도착하길 바라면서."눈으로라도 먹어볼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사진 한 장을 보낸다.

사진 속에는 음식보다 아들을 향한 마음이 먼저 느끼게 하고 싶다 내가 1월, 작은 아이를 낳았던 탓일까. 늘 비실비실한 사람이었다.


아프다고 크게 말하지도, 힘들다고 먼저 기대지도 않는다 아들은 그런 엄마를 잘 안다.

그래서 생일 축하보다 안부가 먼저 나온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프지 않나요?

이렇게 맛있는 밥상 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밥상보다 엄마 건강이 걱정인 아들이다.

엄마는 괜히 더 씩씩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긴 날씨가 따뜻해서 괜찮다 걱정 말거라.”

찰밥도 한술 뜨고 쑥 인절미도 한 개 먹어라

미역국에 새알심을 넣으려고 찹쌀을 불려 믹서기에 갈아 정성껏 손으로 반죽을 빚는다. 한 알, 한 알 굴리며 아들이 배곯지 않기, 하는 일 잘 되길, 아프지 않기 외롭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걱정과 기도는 국물 속에 녹이고, 밥 위에 얹어 보낸다.

“생일 축하한다, 아들. 엄마 곁에 와줘서 고맙고 오늘 하루도 멋진 시간, 좋은 날 보내거라.”같이 먹지는 못해도 같은 마음으로 앉아 있는 밥상. 엄마의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거리보다 먼저, 시간보다 깊게 아들에게 닿는다. 승혁아 사랑해 너는 엄마한테 늘 엄마 사랑해 라고 했지 고맙다

이런글을 쓰고 나니 한국에 다녀온듯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