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직장인 아침수영 4_회식보단 수영입니다

“내일 평영 발차기가 있어서 회식 참여 어렵습니다.”

by 꾸마
1순위는 아침수영이에요

월요일에는 입사자 환영 회식이 있었다.

1차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 했다. 술도 사람도 좋아해 좀처럼 빼는 법을 모르며 살아왔다. 이번 회식을 제외하고. 2차 갈 인원을 모집할 때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저 내일 평영 발차기 배워야 해서, 2차는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MZ답지 않게 회식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번만큼은 양보하기 어려웠다… 오랜만에 마음 설레는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양보해!


순간 대표님의 관심을 끌었다.

“요즘 수영 하세요?”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되긴 했습니다…” “어디까지 할 줄 아세요?” “평영 이제 배울 차례예요.” “평영이 제일 어렵다던데요?” “아 그래요? 저는 아직 자유형 배영까지만 해서요…“



취미 유목민

하나의 꾸준한 취미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여러 종류의 취미를 돌아가며 즐긴다. 퇴근 후 하는 활동은 매일 대여섯 개 된다.


기타를 20분 치다가, 종이 접기로 거북이를 서너 마리 접다가, 양모펠트를 만들다가, 밀리의 서재를 켰다가, 종이책 소설을 한 챕터 읽고 유튜브를 잠깐 보다가 할 일을 한다.


꽤 흥미가 빨리 식는 탓에, 3개월 이상 지속하지 않으면 스스로 안 한 셈 친다.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수습기간인 셈이다. 수영도 3개월 되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려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3개월이나 걸리지 않았다. 빠르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 수영 사랑하네…


아이스 브레이킹으로도 적절한 소재라서 그냥 말해버렸다! 여러분 저 수영해요!



평영 발동작 4단계

태권도에선 동작을 하나 배울 때, 움직임을 하나하나 끊어 순서를 붙여준다. 달리기 스프린트를 배울 때도, 테니스 스윙을 배울 때도. 춤출 때도 원, 투, 쓰리, 포... 하면서 하니까 몸 쓰는 건 다 똑같은 모양이다. 평영도 똑같았다. 손동작과 발동작을 따로 배우고, 각각 익숙해지면 합치는 순서였다.


평영 발동작은 4단계였다. 발목을 꺾고, w자로 다리를 접어 올리고, 쭉 뻗고, 모으는 힘으로 나아간다.

벽을 잡고 왼발, 오른발을 따로 연습하다가 합쳐서 양발을 연습했다. 킥판을 잡고 트랙을 도는데 어딘가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리를 쭉 뻗는 동작에서는 너무 힘껏 밀어내서 무릎이 아픈 느낌이었다. 사실 뻗는 힘이 아니라 모으는 힘으로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머리로는 알아도 몸은 잘 따라와 주지 않는다. 파닥파닥 자유형 발차기만 하다가 이런 요란한 단계의 발동작을 하니까 머리가 아찔했다.



평영이 어렵다고요?

회사에 수영 오래 하신 분이 계신다. 점심을 먹으며 ‘평영 처음 했는데 어렵다’ 말했더니 “저는 평영이 제일 쉬워요. ” 하시는 것 아닌가. 알고 보니 고등학생 때 이미 평영으로 대회에 참가하시던 분이었다… 약간 자극이 됐다. 몸에 익으면 편해지려나? 좀 궁금해지기 시작해서 목요일이 기다려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 2회는 감질맛 난다. 목요일부터 화요일까지 간극이 너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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