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끝에 마주한 꽃

소황금

오름마다 보랏빛 꽃송이들이 하나둘씩 피어나 가을임을 알린다. 가을바람은 부드러운 음색으로 연인처럼 속삭인다. 두둥실 떠가는 꽃구름 속으로 피어나듯, 반겨줄 것만 같은 몸짓. 가을이 오면 만날 수 있으리라...


꽃은 보고 싶다 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소황금을 찾아 헤맸지만, 번번이 꽃이 피는 시기를 놓쳤다. 여름에 피는 꽃일 거라 짐작하고 무더위 속을 헤맸던 적이 있었다. 도감에는 7월부터 꽃이 핀다 하지만, 소황금 꽃은 보이지 않았다. 여름이면 풀은 무성하여, 꽃이 피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자생지에서 한 번쯤은 꼭 만나고 싶었던 꽃, 드디어 만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만 자생한다는 희귀 식물 '소황금'. 그렇게 기다렸던 꽃은 맑고 곱게 피어났다.


소황금은 골무꽃 속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의 생김새는 골무꽃과 비슷하다. '황금'보다 작아 '소황금'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이 식물은 약재로도 쓰인다고 하니 자생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수채화 물감이 톡 번져가듯 보랏빛으로 피는 소황금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이름을 가졌다. 꽃과 잎, 줄기 어디에도 황금빛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뿌리를 캐서 확인해 볼 수는 없다. 여기저기 검색을 하여 황금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찾았다. 뿌리가 누런빛을 띠어 황금(黃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소황금이 겨우 한 개체만 꽃을 피워 아쉬움은 있었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소황금을 자생지에서 본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소황금'은 2002년 '한라식물사랑회'에 의해 처음 발견돼 보호식물로 지정돼 있다.'소황금자생복원사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보랏빛 물결이 일렁이듯 소황금이 만발하게 피어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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