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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숙제

1강 숙제입니다.

1) 브런치에 들어오기 전의 나

건조함을 느끼는 딱딱한 문체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늘 마음 어딘가를 톡! 건드리는 문체에 목말라 있었다. 내가 느끼는 서정적인 감성을 글로 담고 싶었다. 그게 쉽지는 않았다. 바람의 한 줄기, 빗줄기, 흙내음, 그 미세한 소리와 냄새와 느낌을 고스란히 글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쓸 때마다 버릇이 있다. 연주곡을 선정하느라 몇 시간을 허비할 때도 많았다. 연주곡 듣기를 반복하며 글쓰기에 집중을 못했다. 그렇게 탄생된 글은 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힘이 없었다. 나의 약점을 잘 알기에 이를 고쳐보기로 했다. 글쓰기는 내면의 언어가 함축돼 있음을 알고 있기에 가볍지 않고 진중하고 묵직함을 느끼는 문장으로 완성하고 싶었다. 그러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멈추었다. 퇴직을 하고 나니 다시 쓰고 싶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내가 써온 글을 출간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자책을 출간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만족하지 못함을 느꼈다. 부족한 그 무언가 깊은 우물에서 늘 꿈틀거리고 있었다.

2) 브런치에 들어온 후의 나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돼 바로 입성했다.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됐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었다. 놀라울 만치 글쟁이가 많았다. 그들이 부러웠고, 나 자신이 자꾸만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느낌으로 매일 구독한 작가님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많이 읽는 게 남는 장사 같았다. 마음의 양식을 채우듯 읽었다. 그래도 부족한 허기는 채우지 못했다.

미야 작가님의 수필 강의에도 수강생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멀리서 독자로 바라보기만 했다. 곁으론 차분하게 보이지만, 뭔가 모를 조급함이 있는 게 나의 흠이다. 그걸 잘 알기에 당장 뛰어들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눈치만 보다 수필 강의가 끝남이 아쉬웠다.

다행스럽게 정윤 작가님의 소설 강의를 하신다고 했지만, 또 망설여지는 내 마음에 ‘시간이 없잖아’ 하면서 나를 위로했다. 그 위로는 나를 성장시킬 수 없는 안일함이다. 늦었지만, 수강을 신청했다. 조금 떨린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앞선다. 정윤 작가님의 말씀처럼 글에 근력을 키워보고 싶다. 집중하여 글을 쓰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지 않을까.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는 근력으로 도전하고 싶다. 글쓰기에 근력을 키워갈수록 또 다른 꿈이 펼쳐질지 모르니까.

3. 앞으로 나의 꿈과 계획

나의 오랜 꿈은 문학적인 책을 출간하는 것이다. 책 한 권에 온 정성을 쏟아내고 싶다. 그 책이 잘 팔리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근력으로 다져진 글이라면 단단한 조약돌이 되지 않을까. 매끄러운 조약돌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도 있고, 애장 할 수 있는 조약돌이 될지도 모른다. 어느 날 손녀가 작은 돌멩이를 주웠다. 그 돌멩이에 이름을 붙였다.

‘매끈이’.

매끈이는 검었지만, 시커먼 빛이 아니라, 회색이 감도는 검은색으로 반질반질 윤기가 났다. 손에 쥐면 다섯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정도로 매끄러웠다. 아이의 다섯 손가락으로 감쌀 정도로 앙증맞았다.

나도 누군가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고 이름을 붙여줄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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