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이 있다고 알아버려서 오한을 느낀다.
#6. 감기에 걸렸다. 목은 맛이 갔고 피곤하지만 기침이 심하진 않고 인지력도 괜찮아서 일상적 활동과 업무에 지장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위에 옮길 수도 있으니 진단을 위해 우선 병원에 갔다. 나는 근육통이 없고 오한도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의사 선생님은 내가 그러실 리 없다고 한다. ‘이 정도 강도의 이 정도 증상들이 있다면 근육통과 오한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 근육통이 없는 건 이론상 말이 안 되신다.’ 순식간에 근육통이 없다고 허세 부리는 환자가 되어버렸다. 아니 근육통이란 게 뭐지. 여하튼 듣다 보니 설득되어서 근육통 있는 걸로 하기로 했다. 이게 근육통이란 거군. 약국에서 약을 타고 돌아가는 길에 왠지 근육통과 오한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것이 일체유심조! 오한이 있다고 알아버려서 오한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