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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Apr 27. 2024

80대 노부와 함께하는 사이판 여행

난이도 최상

어린 두 아들과 80대, 70대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사이판 여행.


허리 아프신 어머님을 위해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월드 리조트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습니다.


쇼핑은 월드 리조트 앞 마트에서 남편이 맥주 6병, 아이들이 초콜릿 한 개씩을 구매했어요. 허리 아픈 어머님은 마트에 같이 가시겠다고 하시고, 아버님은 아픈 어머님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방에서 쉬자고 하셨어요. 결국 어머님 뜻대로 함께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식사는 리조트 내에 있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관광은 첫날 아일랜드 투어에서 만세 절벽을 보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대항했던 일본군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자살한 곳이라고 하는데 푸른 바다가 장관을 이루더군요.


 둘째 날은 마나가하 아일랜드에 가서 큰아들과 둘이서 시 워크를 했습니다. 남편은 하고 싶지 않아 했고, 보호자가 꼭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아들과 체험했어요. 저는 물속에 들어갔더니 공기가 부족해서인지 머리가 계속 아팠는데 즐거워하는 아들을 보니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거 같아 뿌듯했습니다. 함께 시 워크에 참여한 젊은 여자 두 분이 방수팩에 넣은 핸드폰에 물이 들어갔다며 가이드에게 바다 위로 올라가 자기 폰을 배에 올려놓고 와달라고 손짓했어요. 가이드가 바다 위로 올라간 사이 안전사고가 날까 봐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다행히 가이드가 "내 폰 배 위에 놓고 와"를 "폰 사진 찍어줘"로 못 알아듣는 체하며 그 여성 폰으로 사진을 찍어주시더라고요. 십년감수했습니다. 가이드 역시 본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안전사고가 나면 책임져야 할 상황이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마나가하 아일랜드에서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4개씩 구명조끼, 스노클링 세트를 준비해 갔습니다. 어머님께서 "너희처럼 짐 많이 들고 다니는 가족이 없다"라고 하셨어요. 어른들 중 스노클링 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보셨다며 다음부턴 애들것만 챙겨 오라고 하셨어요. "저기 어른들도 하네요"하고 손가락으로 스노클링 하는 성인들을 가리켰더니 그래도 짐이 많다고 짐을 줄이라고 하셨습니다.


섬 투어 후 점심식사를 하러 리조트 내 뷔페에 갔어요. 제가 좋아하는 떡볶이가 있어서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흔하디 흔한 떡볶이를 뷔페에서 먹냐며 또 한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떡볶이를 남기자 내 집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남기지 말고 나처럼 다 먹어야 한다며 본인 접시를 가리키셨습니다.


식사 후 두 아들이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놀겠다고 뛰쳐나갔어요. 보호자가 필요해 이번에는 남편이 아이들과 나갔고 저는 방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여행 와서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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