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눈을 떠서 못하는 요리지만 정성껏 반찬을 만들고 밥을 해서 아이들을 깨운다. 4학년인 큰아이는 밥만 먹고, 2학년인 둘째는 세 숟가락 먹더니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점심은 별식으로 토마토 파스타에 도전했다. 큰아이 친구 엄마가 자신이 한 파스타를 우리 아이가 잘 먹었다고 이야기했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라면인 줄 알았다고! 누가 파스타 먹고 싶다고 했어? 안 먹어!"
큰 아이가 소리치며 방으로 들어간다.
"먹기 싫으면 말아라!"
둘째와 파스타를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영어학원 갈 시간이다. 학원 가라고 했더니 점심을 굶은 큰아이가 나가면서 "엄마는 요리도 쳐 못하면서!"라고 소리친다.
'그래! 나 요리 못한다. 오늘부터 너는 내 요리 못 먹을 줄 알아.'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미운짓만 골라하던 녀석은 오늘도 나를 열받게 한다. 어쩜 지 아빠랑 저리도 닮았을까? 신혼 초 2시간 동안 요리해서 저녁상 차렸더니 "라면 먹으려고 했단 말이야!"라고 하면서 짜증 내던 남편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