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는 두 살 어린 사촌동생보다 키가 작다. 우리 부부도 키가 작은 편이라 성장클리닉에 다니라는 조언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조언이라 무시하기 힘들어 아이가 7살 때 대학병원에 갔었는데 뼈사진도 2년 늦고 잘 자라고 있다고 왜 오셨냐고 담당 의사가 물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주변에서는 "몇 센티까지 큰다고 했냐? 그 사람들은 남자키 165cm만 돼도 정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우겨서 주사를 맞혀야지 왜 그냥 돌아왔냐"며 한소리 들었지만.
친정어머님 생신이어서 사촌들이 모였는데 남편이 둘째를 부르더니 "안 먹으니까 동생보다 작잖아. 많이 먹고 다음에 동생 만날 때는 동생보다 크자"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순간 너무 열이 받는다. 아이는 토할 거 같다고 할 때까지 우유와 치즈를 먹는다. 내가 그만 먹으라고 그렇게 먹지 않다도 된다고 이야기해 줬다.
제부는 키가 184cm이다. 내 남편은 165cm이다. 유전적으로 동생 아이가 클 확률이 더 높다.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푹 자는 것까지 할 수 있는 거지 토하고 싶을 때까지 먹기를 강요하는 건 학대다. 정 키가 그렇게 걸린다면 주사를 맞히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