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니퍼 Oct 26. 2023

산 넘어 산

마음수행 중

  둘째가 이틀째 밤새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서 독감과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아니라며 그냥 감기란다. 학교에서 옮았는지 감기증상으로 소아과에 갔을 때 옮았는지 모르겠다. 담임선생님은 공부보다 쉬는 게 중요하다고 아이 오늘 하루 집에서 쉬라고 하시고 내 생각도 그러하여 집에서 쉬게 하고 있다.


  내 병원 진료는 당연히 못 보고. 아픈 아이들 데리고 내 병원 가기도 힘들고 고령의 시어머니께 부탁드리기도 혹시 감기 옮길까 걱정된다.


  그 와중에 큰아이는 깨워도 안 일어나고 아침밥 먹으라 했더니 만화 보며 딴짓이다. 처음에는 좋게, 두 번째는 단호하고 짧게, 세 번째는 악을  쓰니 그제야 식탁에 앉는다. 아이가 너무 밉다. 저 아이는 왜 저렇게 말을 못 알아듣고 내가 아침부터 악을 써야 하나.


    둘째는 38.5도가 넘는데 약을 안 먹겠다고 버틴다. 3시 40분까지  기다리다 이러다 입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코를 막고 몸을 잡은 후 꿀꺽 삼키게 입에 약을 넣었다. 나쁜 엄마라며 울부짖던 둘째가 잠들었다. 아이도 나도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 중간에 열체크하느라 내가 더 못 잤다.


  첫째, 둘째는 괜찮아질까? 왜 그렇게 습관 잡는 게 힘들까? 정말 남편말대로 남편이 휴직해서 아이들 생활습관을 잡아야 하나? 내 말을 10살, 8살 두 아들은 왜 안 들을까? 부모로서 권위가 없나? 별생각이 다 드는 힘든 하루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은 쉴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