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 같은 반 엄마를 아이들 등교시키고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다. 워낙 엄마들과 교류를 안 하는 성격인데(많이 내향적이어서) 공개수업 때 연락처를 주고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 만남이 이루어졌다.
발바닥에 불나도록 열심히 집안일을 해치우고 약속장소로 10시에 평소 입던 옷을 입고 나갔다. 아이 친구 엄마와 커피숍 한쪽 테이블에 자리 잡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는데 눈이 그녀의 반짝이는 장신구와 캐시미어 스웨터, 코트에 간다.
알고 보니 나와 같은 나이. 같은 나이라고 하기 부끄럽게 그녀는 곱게 나이 들어 있었다. 검정점퍼에 티셔츠 입고 나간 내가 갑자기 좀 초라하게 느껴진다.
수다 떨고 집에 가는 길, 나도 모르게 코트와 반지를 검색하고 있다. 이 돈이면 울 아들들 영어학원 1달 수업료인데... 검색만 수십 번 하다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그래, 아들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장신구나 코트 따위는 없어도 된다!
혼자 무한 셀프 세뇌 중이다. 참아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