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성과평가 공지가 내려왔다.
1년 중 가장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시기다.
도대체 나 말고 누가 S등급을 받는 걸까.
이 직장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나는 누군가의 빽으로도, 내 실력으로도
S등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차피 정해져 있는 명단 속에서
나는 늘 그 자리에 머문다.
희망고문처럼 “언젠가는 인정받을 거야”라는 말도
이제는 지겹다.
평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번에는 그냥 개떡같이 내버려 둘까.
애써 기대하지 말고,
애써 잘하려 하지도 말고.
성과평가가 나를 평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순간마다 내가
스스로를 더 깎아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쳇바퀴 같은 삶,
정말 이 길이 맞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