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별을 경험한 손녀딸
오늘은 유아원 수료식이래요.
수료식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이 목에 매달을 걸어주었어요.
매달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마이쭈랑 비타민이 들어있어요.
사진도 찍고 수료증도 받았어요.
친구들이랑 함께 놀았던 사진으로
달력도 만들었대요.
무대 위에서 몇 번이나 사진 찍었어요.
잠이 와서 밥 먹고 낮잠 잤어요.
한참 자고 있는데 할머니가 데리려 왔어요.
볼이 빨갛게 물 들어서 이쁘다고
뽀뽀해 줘요.
이불가방, 유아원 가방, 수료증, 달력이 든
가방 들고 할머니랑 유아원 나왔어요.
선생님께 바이바이! 했어요.
반이 바뀐대요. 교실도 바뀐대요.
선생님도 다른 선생님이래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요.
유아원 앞 놀이터에서
항상 채희가 놀고 있어요.
채희는 저보다 좀 일찍 나 가거든요.
오늘은 놀이터에 아무도 없어요.
채희 어디 갔지?
다른 놀이터 찾아갔어요.
할머니는 이불 가방이랑
유아원 가방이랑
달력이 든 가방을 의자에
놓고 따라다녀요.
이안아! 채희가 이사 갔나 봐.
이안이 짐 가지고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채희랑 놀고 싶어서
할머니가 기다리라는
말도 듣지 않았어요.
지나가던 할머니가 소리쳐요.
이놈! 할머니 손잡고 가야지.
그러자 할머니가 어제까지
놀이터에서 놀던
친구가 이사를 갔나 봐요.
그 친구 찾는데 마음이 좀 찡하네요.
무슨 소리인지 잘 몰라요.
다른 놀이터에도 채희가 없어요.
낯선 친구들하고 미끄럼 타다
집으로 그냥 들어왔어요.
할머니는 엄마, 아빠에게
우리 이안이가
벌써 이별을 경험했다고 해요.
이별이 무엇이래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으로 책상 달력을 만들었대요.
그 속에서 채희를 찾아보래요.
채희!
여기 있었네!!!
20250224
유아원 수료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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