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은 특별하다.
필자는 큰 그림을 살펴보고, 거대한 기업들의 성공방식을 파헤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가끔씩은 기분 전환을 위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들을 소개해보는 자리를 가지고 싶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패션브랜드 EMIS이다.
이 브랜드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친한 친구의 생일 선물을 사러 용산의 쇼룸에 방문했을 때다. 처음엔 쇼룸이 너무 작아서 놀랐고, 그 후에는 진열된 방식이나 제품의 구성이 상당히 신기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집에 와서 EMIS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알아보니 꽤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크게크게 생각하고 야심찬 브랜드들을 정말 좋아한다. 오늘은 EMIS라는 패션 브랜드의 야심찬 스토리텔링에 대해 가볍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브랜드 가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다.
EMIS의 뜻은 Every Moment is Special (모든 순간은 특별해)의 약자로, 브랜드 이름 자체가 곧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의 컨셉이나 제품군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들을 통해 감성적인 순간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보통은 브랜드 이름 자체에 그 브랜드의 특징, 느낌, 제품 및 아이덴티티가 녹아 있기 마련인데, 이 브랜드의 네이밍은 어떻게 보면 ‘우린 모든 순간을 포용할 수 있어!’ 라고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렇게 모든 것을 포용하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훨씬 어려운 시작과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EMIS는 그러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일상 어디에도 적용 가능한 포인트들을 찾아내고, 또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모든 프로젝트들이 전부 다 특별한 개성을 가질 수는 없는 법. 주관적인 관점에서, EMIS가어렴풋이나마 찾은 포인트들을 한 번 소개해보고 싶다.
어느 제품에도 적용 가능한 심플한 색감
필자는 EMIS가 사용하는 원색 계통의 심플한 색감을 정말 좋아한다. 누구나 고를 수 있을 것 같은 쉬운 색감일수도 있지만, RGB 1의 차이만 생겨도 확 느낌의 차이가 나는 이 디자인 세상에서 EMIS가 제공하는 색 포트폴리오는 매우 마음에 든다. 그만큼의 많은 고민과 셀렉션을 거쳤을 것 같은 느낌이다.
고르디 고른 색감이다보니 누구나 사용하더라도 약간 귀엽고 캐치한 포인트색을 줄 수 있다. 본인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블랙&화이트계통의 옷들과 함께 에코백이나 볼캡과 같은 소품으로 살짝 매치를 주기에 적절하면서도, 그 본연의 색이 확 튀어서 다른 패션을 죽이는 느낌도 별로 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움과 특별함 그 사이의 어딘가에서 모든 것을 잘 연주하고 조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역시 디자인의 세계란 심오하다.
고퀄리티지만 소량 생산 유지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형성
EMIS가 머리띠, 에코백 등 트렌드세터로 주목받은 것에 비하면 실제로 구매하기에 꽤 괜찮은 가격대에 속한다. 대부분 상품의 가격대는 3~10만원 정도. 얼핏 가격을 들었을 때 가성비적으로는 꽤 괜찮은 수준이다. 지인의 생일 선물 가격대 안에 포함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 말은 다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구축하기 위해, EMIS의 유통 방식을 철저하게 최적화했다는 사실은 다양한 인터뷰와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오프라인 편집숍에 입점하는 등 유통 공간의 영역을 다양화했다고 하면, 지금은 조그마한 상시 쇼룸 겸 플래그십 스토어로 일원화했다고 한다. 특히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면 다양한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방식을 잘 최적화하면서도, 막연히 유통망을 늘리기 보다는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생산 방식에 집중했다. 어떻게 보면 EMIS의 철학과도 잘 연계되는 측면도 있다. 일상의 특별함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처럼. 최근 부산에 오픈한 센텀시티 스토어가 패션 부분 매출 1위를 달성한 점도 이러한 포커싱 전략을 뒷받침해주는 것 같다.
마무리하며
사실 좋아하는 브랜드가 생기는 것은 다양하게 공부하고, 또 지금의 트렌드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본인의 마음속에 우연치 않게 갑작스럽게 들어오기도 한다. 이렇게 우연히 접한 만남이 좋아하는 취향에도 맞다면, 그만큼 더 울림이 있다고나 할까?
EMIS는 정해진 제품 라인이 없어 보인다. 입고 싶은 옷, 필요한 소품, 하고 싶은 활동, 보완하고 싶은 포인트 등 일상의 특별함에서 아이디어를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프로젝트들을 끊임없이 가동하고 찾아가는 과정은 분명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언제나 깨어있어야 하는 법이다. 즉, EMIS에겐 브랜드 자체가 항상 모험이고 또 항상 새로울 수밖에 없는 느낌이다.
EMIS만이 물론 이러한 길을 걷는 브랜드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 EMIS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길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도발적이다. 모든 것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저 자신감. 적어도 필자의 순간만큼은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제품과 특별한 포인트로 필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세줄 요약
1. 모든 패션 아이템에 열려 있는 브랜드
2. 대중적인 원색의 색감을 참 잘 사용하는 브랜드
3. 합리적인 가격과 고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