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도 싱글 칠 수 있을까?
어제 자기 전에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내일 점심에 연습장을 갈까? 아니야 그냥 여유롭게 점심 먹고 쉬는 게 낫지 않겠어?
글쎄 요즘 너무 연습을 못했는데 이번 주에는 그래도 가야 하지 않을까? 일찍 일어나서 힘든데 어쩌지?
저녁 약속에서 마신 드립커피 때문인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 뒤척이며 고민했다.
지난달에 다리를 다쳐서 한동안 연습장을 가지 못했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이라는 병명(?)이었는데 아무래도 우타자의 왼쪽 무릎은 너무 소중하기에 몸을 사리며 잡혀 있는 라운드 약속만 간신히 이행했다.
몸이 아프고 연습을 못했다고 생각하니 스윙을 무리하지 않아서 코스 밖으로 나가는 공이 하나도 없었다.
좀 짧게 가도 정확하게 그린 위에 올리고 플레이를 해서 생각보다 스코어가 좋았다.
그래도 아쉬움이 늘 남는 이유는 시원하게 핀 하이로 쭉 뻗어가는 오잘공이 없는 것 같은 허전함 때문이다.
목요일에 형진이와 오랜만에 스크린에 갔다.
형진이는 지난 6월 중부 CC에 가서 와이파이 티샷병에 걸렸다.
와이파이 티샷병이란 티샷을 하면 슬라이스와 훅이 불규칙적으로 적용되어 공이 이리저리 날아가 OB가 되는 병으로 공이 날아가는 모양이 마치 와이파이 표시와 닮았다 하여 우리가 붙여준 이름이다.
골프를 치면서 나름 장타자이자 드라이버가 크게 문제 되었던 적이 없었던 형진이는 당황했고 몇 달째 고쳐지지 않아 고생을 했다.
그래서 형진이는 여름 내내 매일 연습장에 갔다고 했다.
출근 전 새벽에 한 시간 연습 그리고 점심에는 밥까지 거르며 스크린 게임 마지막으로 퇴근 후 연습장 두 시간을 매일같이 했다.
그래도 원하는 만큼 나아지지 않아서 인스타그램에서 눈여겨보던 프로에게 찾아가 5회/80만 원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있는 중이다.
레슨을 받았으니 나아졌을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어 같이 스크린을 치러 가자 했던 것이다.
그날 스크린 스코어가 어땠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정말 형진이의 열정에 감탄하며 나는 이렇게 설렁설렁 골프를 치고 있어서 실력이 확 늘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고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 궁금했다.
아마 누군가는 주말에만 연습해도 타고난 운동신경과 집중력으로 싱글골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연습으로 될 일이 아니다.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골프 선수도 아닌데 형진이처럼 연습할 열정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즐기려면 너무 매달리는 것보다 좀 여유를 가지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형진이는 어쩌면 너무 드라이버 그 샷 하나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쉽게 풀릴 수 있는 입스가 더 길어진 것은 아닐까 싶었다.
물론 연습하면 좋아지겠지만 너무 스트레스받으며 몸이 상할 때까지 연습하기보다 때로는 일주일 정도 눈 딱 감고 골프 유튜브 조차 안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주일 채 안 잡는다고 큰 일 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쩌면 이번에 다리를 다치며 내가 배운 큰 교훈이 아닐까.
과유불급, 과욕은 골프도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