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그러지 않을 텐데

솔로지옥을 보면서

by 심심한 사람

요즘 연애프로그램이 한 주의 큰 낙이다.

솔로지옥, 합숙맞선 등 다양한 연애프로그램들이 최근에 부쩍 쏟아진다.

우리가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왜 저래"이지 않을까




세상 여유 있고 자신감 넘치던 지원자들이 이상하게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조급해진다.

자신이 어떻게 비칠까 잊은 듯이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출연자들을 보며 왜 저럴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촬영하는 그 며칠 동안 그곳에서의 생활에 완전히 몰입하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어떤 접촉도 없이 계속 오늘 누구를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내가 원하는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곳의 짧은 며칠이 마치 자신의 모든 삶인 것처럼 느낄 것이다.

출연자들의 뇌파 검사를 해본 연구는 없지만 아마 생존과 관련된 영역이 번쩍이며 선택을 받고 못 받고의 문제가 마치 삶과 죽음인 것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제3의 입장의 시청자는 출연자들이 왜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할까 생각한다.


그런데 알고 있겠지만 우리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다.

'저기 지옥도에 가면 다들 그렇게 되나 봐요'라는 말을 패널들이 자주 하는데

나는 때로 아무도 가둔 적 없지만 한 가지 상황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내 삶에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매몰될 때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선택지가 보이지 않고 지금 나를 괴롭히는 이 상황 혹은 관계 하나가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을 때가 있다.


수지와 김우빈이 나오는 드라마 <다 이루어질 지니>에서 자신이 다니는 마켓의 지점장이 되는 소원에 그치는 인물을 보며 어찌나 속이 답답했는지 모른다. 충분히 다른 선택지가 있음에도 그곳에서 인정받고 대우받는 일에 급급해 소원을 허무하게 쓰는 것이다.

아마 오랜 시간 그곳에서 근무하며 그곳이 자신의 세상 전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24시간 중에 누군가를 미워하고 저주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본 적이 있다.

가까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따라 하느라 나의 에너지를 낭비했던 경험도 있다.

돌이켜보면 인생에 있어 제일 아까운 시간일 것이다.

내가 눈앞에 있는 그 좁은 시야의 지옥도에 갇혀버렸다.


이때 내가 해야 할 일은 솔로지옥의 시청자가 되듯 제삼자가 되어 내 삶을 관찰해 보는 것이다.

별일 아니라는 생각, 지금 당장의 이 좁은 시야만 벗어나 생각해 보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 충분히 매력적이며 누군가의 충분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음을 기억하는 일이다.

나는 자주 갇혀 버리는 지옥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샤워하기, 산책하기, 청소하기"이다.

이렇게 세 가지를 하면 머릿속이 환기가 되는지 나를 괴롭히느라 밤 잠까지 설치게 했던 대부분의 일들이 별일 아니라는 깨달음을 준다.


나에게는 지옥도를 벗어날 자유가 있음을 기억하자!

나에게는 충분히 다른 선택지가 있다.

지금 선택을 받지 못한다고 인생이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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