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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무무
Feb 21. 2024
DMZ, 그의 뒷모습
중위로 복무하던 시절, 부서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계급에 어울리지 않는 중책을 맡은 적이 있다.
'DMZ 작전장교'
DMZ라니! 정전의 상징!
실탄을 들고 근무 서는 곳!
엄청난 중압감에 미칠 듯이 작전 지침을 달달 외우고, 현장을 알기 위해 수색
대대와 사단 내 GP 여기저기로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나에게는 생소하고 긴장되는 첫 DMZ 동반 수색,
수색대대원들에게는 항시 있었던 작전일.
사단에서 나온 초짜장교가 적 GP가 올려다보이는 긴장된 상황에서 생뚱맞은 질문을 한다.
"팀장은 왜 지뢰탐지기로 수색하며 가지 않습니까? 지침엔 휴대 및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육군 상사,
잠시 후 나직하게 속삭이듯 말한다.
"이곳에서 지뢰탐지기를 켜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계속 울리니까요. "
또 한마디를 덧붙인다.
"제가 가장 앞에서 가는 이유도 그겁니다.
혹시나 밟으면, 제가 밟으면 됩니다."
그러고는 등을 돌려 앞으로 수색을 재개해 나갔다.
당신처럼 그러다 여기서 발목을 잃은 사람이 있었다고 반론하고 싶었지만 입을 꾹 닫았다.
앞서 나가는 그의 등이, 뒷모습이 크게 느껴졌다.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그 사람처럼 목숨 걸고 일한다는 사람을 직접 만나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얼굴도 기억 못 하는
그
가
여전히 내 기억 속에서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도 어딘가에
그와 같은 뒷모습의 군인 하나가 있겠지.
Pictured by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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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꿈나무 혹은 인생 꿈나무. 무지개색 꿈을 쫓는 여정에서 만나는 이들과 것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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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엄마, 중학교를 졸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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