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일주

60갑자

by 묘해


병술일주


나는 뜨겁게 타올랐다

누구보다 높이, 누구보다 환하게

그러나

그 누구도 나의 뜨거움을 오래 바라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찬란하다고 부르면서

그늘로 걸음을 옮겼고

나는 스스로의 존재를 태워가며

세상을 비추었다


​​그리고

타오른다는 것은

결국 사라진다는 뜻이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지는 태양도 하루의 마지막 불꽃으로

세상을 붉게 물들일 수 있기에



​사라짐으로 완성되는 빛,

그 누구도 닿지 못할 가장 뜨거운 고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