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일주
나는 뜨겁게 타올랐다
누구보다 높이, 누구보다 환하게
그러나
그 누구도 나의 뜨거움을 오래 바라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찬란하다고 부르면서
그늘로 걸음을 옮겼고
나는 스스로의 존재를 태워가며
세상을 비추었다
그리고
타오른다는 것은
결국 사라진다는 뜻이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지는 태양도 하루의 마지막 불꽃으로
세상을 붉게 물들일 수 있기에
사라짐으로 완성되는 빛,
그 누구도 닿지 못할 가장 뜨거운 고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