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일주

60 갑자

by 묘해


정축일주


나는

작은 불이었다

바람 앞에서도 꺼지지 않는

말없는 불씨 하나였다


세상은 차가웠고

내 마음을 묻은 땅도

오랫동안 얼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알았다

모든 꽃은

겨울 아래서부터 자란다는 걸


누구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나는 천천히 따뜻해졌고

말없이 주변을 덥혔으며

한 사람의 추위를 막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뜨겁지 않아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