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가 이익을 위해 움직여온 내력의 데이터

구체적 지표들

by 지적 지니

2편에서 우리는 식민지배에서 소셜미디어까지, 윤리가 이익 앞에서 후퇴한 사례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반복 패턴 — 정당화 기계 — 을 추출했다. 그 패턴은 설득력 있지만, 여전히 질적 분석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사례의 축적이 패턴의 존재를 시사하지만, 패턴의 강도와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못한다. 윤리가 후퇴하는 빈도는 어느 정도인가? 어떤 조건에서 더 빠르게 후퇴하는가? 후퇴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는가?


이 글은 윤리를 당위의 영역에서 꺼내 비용함수(cost function)의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다. 이 시선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윤리를 경제학의 언어로 분석하는 것 자체가 윤리의 격하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을 가리킨다. 우리는 윤리를 숭고한 것으로 느끼고 싶어 하지만, 윤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숭고함과 거리가 먼 비용-편익 계산의 논리를 따른다. 이 괴리를 직시하지 않으면, 4편에서 다룰 "정렬(alignment)"의 처방도 불가능하다.


네 개의 데이터 축을 통해 이 논증을 전개한다.


I. 첫 번째 축: 경제와 인권 — 윤리는 사치재처럼 행동한다

경제학에는 "사치재(luxury good)"라는 개념이 있다.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가 소득 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재화를 말한다. 명품 가방, 요트, 고급 와인 같은 것들이다. 소득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삭감되는 것이 사치재의 소비다.


윤리적 행동이 사치재처럼 행동한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윤리적 기준은 높아지고, 경제적 압박이 가해지면 윤리적 기준은 가장 먼저 후퇴한다는 것이다. 이 가설은 데이터로 검증 가능하다.

민주주의 지수의 시계열. Freedom House는 1973년부터 전 세계 국가의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를 매년 평가해왔다. 이 반세기에 걸친 데이터에서 두 가지 패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첫째, 장기적 상승 추세. 1973년에 148개 국가 중 44개국(30%)이 "자유(Free)" 등급을 받았다. 현재 195개 국가 중 84개국(43%)이 "자유" 등급이다. 민주주의는 반세기에 걸쳐 확장해왔다. 냉전 종식 이후의 민주화 "제3의 물결"이 이 상승을 이끌었다.


둘째, 경제 위기와의 동기화된 하락. 이 장기 상승 추세 위에, 경제 위기 시점에 정확하게 동기화된 하락이 겹쳐 있다. Freedom House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치적 불안정과 민주주의 쇠퇴의 심화"가 뒤따랐음을 명시적으로 보고했다. 2020년의 팬데믹 경제 위기도 동일한 패턴을 반복했다 — 2020년은 "세계 자유의 15번째 연속 하락 해"로 기록되었고, 73개 국가의 자유 점수가 하향 조정되었다. 이는 세계 인구의 75%에 해당한다.


이 패턴이 단순한 우연적 상관이 아니라 구조적 관계임을 시사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Freedom House 자체의 분석에 따르면 "소득 격차가 큰 국가일수록 기본권 보호가 약하다." 이는 경제적 불안정이 민주적 후퇴의 토양이 됨을 의미한다. 경제 위기는 불안과 불만을 증폭시키고, 불안과 불만은 강한 지도자와 비상 조치에 대한 수요를 만들며, 비상 조치는 시민적 자유의 축소를 정당화한다. 2편에서 분석한 "정당화 기계"의 국가 버전이 여기서 작동하는 것이다.


더 깊은 패턴: 비대칭적 탄력성. 그러나 단순히 "경제가 나빠지면 윤리가 후퇴한다"는 서술은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그보다 더 냉혹한 것이다: 윤리의 상승은 느리고, 하락은 빠르다. 경제학의 언어로 말하면, 윤리적 기준은 "비대칭적 탄력성(asymmetric elasticity)"을 보인다.


Freedom House의 데이터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20년 연속으로 하락이 개선을 앞지르는 추세를 보여준다. Atlantic Council의 2025년 자유·번영 지수 보고서는 이를 더 극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적 자유의 전 세계 평균 점수가 2024년에 1999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25년간의 진전이 사실상 소거된 것이다. 이 진전을 이루는 데는 25년이 걸렸지만, 소거하는 데는 10년이면 충분했다.


이 비대칭은 왜 발생하는가? 윤리적 기준을 높이려면 제도 구축, 시민 의식 변화, 국제적 압력 등 복합적이고 느린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윤리적 기준을 낮추는 것은 하나의 비상 선언, 하나의 쿠데타, 하나의 위기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급속히 이루어질 수 있다. 건설은 느리지만 파괴는 빠르다는 보편적 원리가 윤리의 영역에서도 작동하는 것이다.


이 비대칭이 "윤리의 사치재 가설"에 더하는 것은 이렇다: 윤리는 단순히 경기와 함께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기 하강 시 과잉 반응하고 경기 상승 시 과소 회복하는 자산이다. 이 구조적 편향은,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윤리적 기준이 추세적으로 하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20년간의 민주주의 지수가 정확히 그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II. 두 번째 축: ESG — 윤리적 시그널링의 경제학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는 21세기 자본시장이 윤리와 이익을 정렬시키려는 가장 야심적인 실험이다. 투자자들이 윤리적 기업에 자본을 배분하고, 그 자본 배분의 압력이 기업을 실질적으로 윤리적으로 만든다는 논리다. 이론적으로 아름답다. 그러나 데이터는 이 아름다운 이론의 균열을 보여준다.


ESG 등급과 실제 환경 성과의 괴리. 2024년에 발표된 연구는 약 7,500개의 미국 기업-연도 관측치를 분석하여,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이 실제로 탄소를 덜 배출하는지를 그랜저 인과성 검정(Granger-causality test)으로 검증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높은 ESG 또는 환경 등급을 받은 기업이 탄소를 덜 배출한다는 주장에 반하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ESG 등급이 기업의 환경적 실천이 아니라 "비용 없는 발언(cheap talk)" — 즉 그린워싱 — 을 측정하고 있다는 가설과 일치한다고 결론지었다.


또 다른 연구는 이 괴리를 더 정밀하게 해부했다. ESG 점수를 "외현적 환경 성과(apparent environmental performance)" — 기업이 대외적으로 소통하는 환경 노력 — 와 "실질적 환경 성과(real environmental performance)" — 실제 환경 영향 — 로 분해한 것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ESG 점수와 외현적 환경 성과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게 양(+)이었지만, ESG 점수와 실질적 환경 성과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게 음(-)이었다.


즉, ESG 점수가 높을수록 실제 환경 성과는 오히려 나빴다.

이 역설적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연구진의 해석은 이렇다: 높은 ESG 점수를 받은 기업은 이미 "좋은 기업"이라는 공적 인정을 획득했기 때문에, 실질적 환경 개선에 추가 비용을 투입할 인센티브가 감소한다. 점수 자체가 목적이 되고, 점수가 측정해야 할 대상 — 실질적 환경 성과 — 은 부차적이 된다. 이것은 구드하트의 법칙(Goodhart's Law)의 교과서적 사례다: "측정 지표가 목표가 되면, 그것은 좋은 지표이기를 멈춘다."


그린워싱의 구조적 원인.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이 괴리가 개별 기업의 도덕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첫째, 데이터의 문제. ESG 보고는 대부분 자발적이고, 감사를 받지 않으며,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기업이 자사에 유리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불리한 정보를 누락하는 "선택적 공시(selective disclosure)"가 구조적으로 가능하다. CDP의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의 온실가스 영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코프 3(공급망 전체) 배출량을 보고하는 기업은 ESG 데이터를 공시하는 기업의 절반에 불과하다.


둘째, 평가의 문제. ESG 평가 기관들 사이에 방법론적 합의가 거의 없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총합적 혼란(Aggregate Confusion)" 프로젝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동일한 기업에 대한 서로 다른 ESG 평가 기관의 점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 범위 발산(어떤 항목을 측정하느냐), 측정 발산(같은 항목을 어떻게 측정하느냐), 가중치 발산(항목 간 중요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신용평가 기관들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와 극적으로 대비된다.


셋째, 인센티브의 문제. 가장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이다. ESG 투자의 수혜자(펀드 매니저, 평가 기관, ESG 컨설팅 회사)에게 그린워싱은 비용이 아니라 시장 확대의 수단이다. 더 많은 기업이 더 높은 ESG 점수를 받으면 ESG 투자 유니버스가 확장되고,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며, 더 많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시스템의 참여자들이 시스템의 무결성보다 시스템의 규모를 최적화하는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ESG는 윤리와 이익을 정렬시키려는 시도였지만, 그 시도 자체가 다시 이익의 논리에 의해 포획(capture)당했다. 윤리적 시그널링이 윤리적 실천보다 저렴하고, 시장이 시그널과 실천을 구분할 수 없는 한, 시그널링이 실천을 구축한다(crowd out). 이것은 2편에서 추출한 정당화 기계의 또 다른 변형이다 — 다만 이번에는 "좋은 기업이 되겠다"는 선의 자체가 기계의 부품으로 작동한다.


III. 세 번째 축: 로비의 가격표 — 규제를 사는 시장

윤리와 이익의 관계를 가장 노골적으로, 거의 시장 거래에 가까운 정밀도로 드러내는 데이터가 있다. 미국의 산업별 로비 지출 데이터다.


규모의 감각. OpenSecrets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연방 로비 지출은 2024년에 4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2025년에는 5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5년 이후 10년간 총 370억 달러 이상이 로비에 투입되었다. 주(州) 차원의 로비까지 합산하면, 2022년에 연방과 주를 합친 총 로비 지출은 59억 달러에 달했다. 이 수치는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로비는 위축되는 산업이 아니라 성장 산업이다.


산업별 분포가 말해주는 것. 로비 지출의 산업별 분포는 그 자체로 하나의 텍스트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로비 지출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제약·건강 산업이다. 1999년부터 2024년까지 이 산업이 연방 로비에 투입한 총액은 61억 달러를 넘는다. 이 산업의 로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점은 새로운 규제 법안이 도입되는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2009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도입 시 약 3,400만 달러 증가, 2021년 약가 인하 법안과 팬데믹 시기에 약 4,600만 달러 증가.


이 동시성은 우연이 아니다. 한 연구자의 표현을 빌리면: "1950년 이래 제약 로비는 가장 강력한 로비였다. 그들은 거의 모든 이슈에서 이겼다." 이 문장은 데이터가 가리키는 결론을 압축한다 — 충분한 로비 지출은 규제를 지연시키거나 약화시키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가진다.


"유해 산업"의 로비 지도. 2024년 발표된 연구는 담배, 주류, 도박, 초가공식품의 네 산업을 "유해 산업(harmful industries)"으로 분류하고, 1998~2020년간의 로비 지출을 종합 분석했다. 총액은 32.6억 달러였다. 초가공식품 산업이 11.5억 달러로 최대, 이어 도박 8.17억 달러, 담배 7.55억 달러, 주류 5.41억 달러 순이었다.


주목할 것은 지출의 집중도다. 담배산업의 경우 단 두 개 조직이 전체 로비 지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주류산업에서는 네 개 조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집중은 로비가 산업 전체의 분산된 활동이 아니라 소수 대형 플레이어의 전략적 투자임을 보여준다.


로비의 수익률. 로비에 대한 가장 도발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로비의 투자수익률(ROI)은 얼마인가? 여러 연구가 이 질문에 접근했다. 로비를 통해 유리한 세법 조항을 확보한 기업들의 세금 절감액을 로비 지출로 나누면, 일부 연구에서 로비의 ROI는 수백 퍼센트에서 수천 퍼센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치에는 논쟁이 있지만, 방향은 명확하다: 로비는 기업에게 극히 수익성 높은 "투자"이며, 그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지출은 계속 증가한다.

로비 지출과 규제 강도의 관계. 이 데이터를 규제의 시계열과 겹쳐 보면 패턴이 드러난다. 로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점은 규제가 강화될 위험이 감지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로비 이후 규제는 대체로 약화되거나 지연된다. 이것이 정치학에서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 규제 대상 산업이 규제 기관과 입법 과정 자체를 장악하여, 규제가 공공 이익이 아니라 산업 이익에 봉사하게 만드는 것.


이 데이터가 우리의 논증에 기여하는 바는 이렇다: 윤리적 기준(규제)의 높이는 해당 기준에 의해 제약되는 이익의 크기에 의해 역(逆)으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익이 클수록 더 많은 자원이 규제를 낮추는 데 투입되고, 그 자원은 대체로 효과적이다. 윤리적 기준은 진공 상태에서 "옳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익 집단 간의 힘의 균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것은 1편에서 인용한 마르크스의 테제 — "지배계급의 도덕은 지배를 정당화하는 도구다" — 의 현대적 정량화다. 다만 마르크스가 계급의 언어로 말한 것을, 데이터는 달러의 언어로 말한다.


IV. 네 번째 축: 윤리 붕괴점 — 종합 모델

세 축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하나의 일반적 관계가 형성된다.


핵심 변수 두 가지. 첫째, "윤리적 행동의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of ethical action)" — 윤리적으로 행동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이익의 크기. 둘째, "윤리적 행동의 실현율(realization rate of ethical action)" — 실제로 윤리적 선택이 이루어지는 빈도.


세 축의 데이터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이 두 변수 사이의 비선형 역상관 관계다.

기회비용이 낮을 때 — 즉 윤리를 지켜도 별로 손해 볼 것 없을 때 — 윤리적 행동의 실현율은 높다. 기업들은 비용이 적게 드는 자선 활동에 기꺼이 참여하고, 국가는 자국 이익에 영향이 없는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개인은 일상적인 도덕 규범을 큰 어려움 없이 준수한다. 여기서 윤리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회비용이 중간 수준일 때, 윤리적 행동의 실현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진다. 이 구간에서 "정당화 기계"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 "과학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경제적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더 큰 선을 위해 작은 악은 불가피하다" 등의 수사가 동원된다. ESG의 시그널링-실천 괴리가 이 구간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기회비용이 특정 임계치를 넘으면, 실현율은 급락한다. 이것이 윤리 붕괴점(ethical collapse threshold)이다. 이 임계치를 넘는 순간, 윤리적 고려는 더 이상 의사결정의 변수로 기능하지 않게 된다. 2편에서 분석한 담배산업의 수십 년간의 과학 은폐, 석유산업의 기후과학 부정, 제약산업의 체계적 중독 생산이 이 구간에서 발생한다. 냉전기 미국의 민주정부 전복도 마찬가지다 — 석유와 구리의 국유화가 야기하는 기회비용이 "민주주의 지지"의 윤리적 기준을 즉각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 비선형 관계의 형태를 수학적으로 묘사하면 시그모이드(sigmoid)의 역전, 혹은 로지스틱 감소 곡선에 가깝다. 낮은 기회비용 구간에서는 평평하게(높은 실현율), 중간 구간에서는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임계치 부근에서 급격히 떨어진다. 이 곡선의 구체적 형태는 영역과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형태 — 임계치에서의 급락 — 는 모든 데이터 축에서 반복된다.


왜 급락인가, 왜 점진적 감소가 아닌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1편에서 다룬 인간 도덕 심리의 특성에 있다. 인간은 윤리적 자기상(moral self-image)을 유지하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기회비용이 증가해도 즉시 윤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상의 유지에 심리적 비용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비용이 임계치를 넘으면 인지 전략이 전환된다 — "윤리를 지키는 자신"을 유지하는 대신, "이 상황에서는 윤리적 계산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상황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안보의 문제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비상 상황이다" — 이러한 재정의가 이루어지는 순간, 윤리적 제약은 일거에 해제된다. 급락은 점진적 침식이 아니라, 인지적 패러다임 전환의 결과다.


데이터 축들의 교차 검증. 이 모델은 세 축의 데이터와 정합적이다.

첫 번째 축(경제와 인권): 경제 호황기에 인권이 개선되는 것은 기회비용이 낮은 구간에서의 높은 실현율에 해당한다. 경제 위기 시 인권이 급락하는 것(25년의 진전이 10년에 소거되는 비대칭)은 기회비용이 임계치를 넘는 순간의 급락에 해당한다. "비상 상황"이라는 재정의가 이 전환을 촉진한다.


두 번째 축(ESG):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의 실질 환경 성과가 오히려 나쁜 역설은, 중간 기회비용 구간에서의 시그널링 전략에 해당한다. 윤리적 실천의 비용은 줄이면서(실질 감축 대신 보고서 작성), 윤리적 시그널의 편익은 유지하는(높은 ESG 등급) 최적화다.


세 번째 축(로비): 규제 위협에 대한 로비 지출의 급증은, 기회비용이 임계치에 접근할 때 윤리 붕괴를 능동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다. 로비는 기회비용 곡선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임계치 자체를 낮추는 것이다 — 규제를 약화시킴으로써, 비윤리적 행동의 비용을 떨어뜨리고, 따라서 윤리적 행동의 기회비용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V. 이 데이터가 말하는 것, 그리고 말하지 않는 것


여기까지의 분석이 도출하는 명제를 정리하면 이렇다.

명제 1: 윤리적 행동의 기회비용과 윤리적 행동의 실현율 사이에는 비선형 역상관 관계가 존재한다. 기회비용이 낮을 때 윤리는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기회비용이 임계치(윤리 붕괴점)를 넘으면 급격히 무력화된다.


명제 2: 윤리 붕괴점의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능동적으로 조작될 수 있다. 로비, 과학 왜곡, 정당화 담론의 구축 등은 모두 이 임계치를 낮추는 전략이다.


명제 3: 윤리적 기준의 상승은 느리고 하락은 빠르다(비대칭적 탄력성). 이 비대칭은 개입이 없으면 윤리적 기준이 추세적으로 하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세 명제가 가리키는 결론은 무엇인가? 그것은 절망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이 냉혹한 데이터는 처방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윤리가 기회비용의 함수라면, 윤리를 작동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윤리적 행동의 기회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 윤리적으로 행동해도 손해 보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하는 것. 다른 하나는 비윤리적 행동의 비용을 높이는 것이다 — 규제, 처벌, 투명성을 통해 비윤리적 행동이 "저렴한 선택"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


두 방법을 종합하면 하나의 원리로 수렴한다: 이익과 윤리의 정렬(alignment). 이익구조와 윤리규범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본성의 변혁을 요구하지 않는다.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전제 위에서, 그 이기심이 윤리적 결과를 생산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말하지 않는 것도 있다. 데이터는 "윤리가 이익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만, "그러므로 윤리는 환원 불가능하게 이익의 종속변수이다"라는 결정론적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역사에는 기회비용이 극히 높았음에도 윤리적 선택을 한 개인과 집단이 존재한다 — 나치 점령 하의 레지스탕스, 독재 정권에 맞선 민주화 운동가들, 내부 고발자들. 이들의 존재는, 기회비용-실현율 곡선이 결정론적 법칙이 아니라 통계적 경향임을 상기시킨다. 개인의 선택은 곡선 위의 점이 아니라 곡선 자체를 변형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잠재력이 사회적 규모에서 실현되려면, 개인의 영웅주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윤리적 행동이 영웅적 예외가 아니라 합리적 기본값(default)이 되는 구조, 즉 이익과 윤리가 정렬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그 설계의 원리가 무엇인지 — 인센티브 정렬, 제도적 강제, 문화적 내면화의 세 경로와 그 한계 — 를 4편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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