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인물드로잉 모임에 참여하다!
12월 8일 월요일
재미교포이신 문미란 작가님과 쌔라샘이 이끄는 "노마드 인물드로잉 모임"에 처음 참석했다.
원래는 수업이 없는 날이라 조용히 쉬며 다음 수업 준비하려 했는데
문 작가님의 초대 한마디에 반가운 마음으로 함께했다.
예술인의 삶은 어쩌면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초대’로 굴러가는 법인가 보다~ ㅎㅎ
모임 방식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길거리 모델 캐스팅 후 15분 드로잉 그리고 완성된 그림을 모델에게 선물!
현장에서 만난 사람의 얼굴을 바로 스케치해 주는 그 짜릿함과 따뜻함이라니...
순간, 오늘은 ‘그림으로 행복을 주는 날’이 되겠구나 싶었다.
첫 모델은 70대 초반의 노부부!
아침 산책을 나오셨다가 ‘갑분 모델’이 되셨는데,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 참 곱고 다정했다.
몇 분 만에 두 분의 표정을 담아 드렸더니, 아내분이
“아이고, 우리가 이렇게 젊게 나왔어?” 하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 한마디에 내 마음도 푸근해진다.
두 번째 모델은 80 가까운 친구 사이 두 분!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 지금까지도 티격태격하며 만난다니, 이런 우정이 진짜 명품이다.
월남전 이야기부터 “내가 더 공부 잘했어!” 하는 귀여운 신경전까지...
듣다 보니 나도 저런 친구 있었나? 싶어 혼자 살짝 부러워졌다.
그리고 또 다른 월남전 참전 할아버지.
정부의 부족한 대우를 이야기하시며 씁쓸해하시다가도 “그래도 웃어야지!” 하며 크게 웃는 모습이 어찌나
멋지시던지.
커피값이라며 지갑에서 만 원짜리를 몇 장 꺼내 주시는 바람에 우리가 더 민망해서 여러번 정중히 거절했다.
할아버지의 마음 따뜻한 커피는 이미 배불리 마신 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이번엔 내 차례가 됐다.
길거리 캐스팅에 잠시 틈이 생기고, 누군가 “선생님도 앉아보실래요?”
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모델이 되어버렸다.
.
남을 그리는 건 익숙해도 ‘나’를 누군가의 눈으로 그려본 경험은 많이 없었기에 꽤나 신났다.
각자의 스타일로 나를 담아내는 스케쳐들의 얼굴이 진짜 환하게, 성심껏 웃으며 그린다.
그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감동받았다.
우연한 초대는 결국 큰 선물로 돌아온 것이다.
.
어쩌면 나의 작은 달란트로(?) 동네 사람들의 하루에 웃음을 얹어드릴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복된 하루다.
초대해 주신 쌔라 작가님! 그리고 문미란 작가님!
따뜻한 봄바람 불 때 또 만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