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끝자락 남한산성에서...

어반스케치 하기 좋은 곳, 남한산성

by 어반k


잠실로 이사 온 뒤, 남한산성이 한결 가까워졌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채색을 마치지 못한 채 묵혀 두었던 스케치를 들고 지난 일요일 다시 그곳을 찾았다.

이달 안에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예배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향했다.


자리를 잡고 물감을 꺼내려는 순간, 수채 도구를 다른 가방에 둔 채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잠시 당황했지만, 다행히 차 안에 늘 가지고 다니는 미니 파렛트와 물붓이 있었다.



여백을 넉넉히 남기고 담백하게 색을 얹어 나갔다. 오히려 힘을 덜어낸 터치 덕분인지,

예상보다 더 마음에 드는 분위기가 완성되었다.

서두른 방문이었고 작은 해프닝도 있었지만, 끝까지 마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혼자 하는 어반 스케치는 때로는 깊이 집중하게 하고,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게 한다



겨울의 끝자락, 성곽 아래에서 따뜻한 손두부 한 그릇으로 몸을 녹이며 계절의 마지막 숨결을 담아 돌아왔다.

조용하고 단단한 어반의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