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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Feb 25. 2016

2016 사순절

2016년 사순절이 깊어간다.


매번 다가 온 사순절은 십자가와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수난을 집중적으로 묵상하며, 감각적인 욕망을 절제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사순절을 묵상하며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려고 자신을 성찰하며 경건을 더 한다.


누가복음에는 예수님과 삭개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세리인 삭개오는 예수님이 자신의 마을에 방문했을 때 뽕나무 위에 올라가 멀리서 숨어 예수님을 보고 있었다.


키가 작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권력자인 그가 뽕나무에 올라간 이유는 또 있을 것이다.


그가 숨어서 예수를 바라 본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숨어있는 삭개오를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왕따가 되어 있던 그를 예수님께서 먼저 부르셨다.


죄책감에 사로잡혀 숨어서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보다는 관객이 되어 살기 원했던 삭개오를 불러 내셨다.


하나님 나라의 길을 함께 가자고 불러 내셨다.



누가는 삭개오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초대의 말씀이 이기적이고 편향적인 사고로 극단의 길을 가며 웅크리고 숨어있는 죄책감 속의 모든 인류에게 향하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초대의 말씀이라고 소개한다.


과거를 숨기며 뽕나무 위에 숨어 있던 삭개오는 참으로 부끄러운 난쟁이었으나, 진실을 토하며 예수님 앞에 조아린 한 인간 삭개오는 참으로 멋진 믿음의 사람이었다.


깊어가는 사순절을 보내면서 과거를 숨기며, 자신만의 정의로움을 외치며, 작은 실수도 용서 하지 못하고 마치 빌라도처럼 손을 씻으면 의로운 자가 되는 것으로 착각하며 정죄만을 반복하는 바리새인과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자들을 본다.


이 시대에 불의를 바라보며 불의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편향된 의식을 갖고 대립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못하는 통큰 믿음을 가지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뽕나무에 올라가고 싶다. 뽕나무에 올라가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삭개오처럼 숨어 이 사순절에 예수를 만나고 싶다.


나도 삭개오처럼 진실을 토하며 예수 앞에 흐느끼며 조아리고 싶다. 그리고 '사랑하는 자야 함께 가자' 며 부르시는  부르심을 나도 듣고 싶다. 그리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며 뽕나무에서 내려서며 하늘나라의 길을 함께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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