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입문기 2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은

by 로이홀릭

나는 브런치 작가 재수생이다.

그 이전에 수능도 재수했다.

늘 나는 한 번에 잘 해내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이고 더 해봐야 일을 깨우칠 때도 있었다.

그러니 얼마나 실패가 많고 좌절도 많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힘이 들 때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하소연이 될지 모르는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글을 한 자 한 자 써내려 가는 의식.

어쩌면 내 안에 그 감정들을 쌓아놓기보다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너무나도 창피한 나의 모습이기에 남에게 직접 드러내 보이기보다는 의뭉스러운 흔적으로 남길 수 있는 글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 글에는 뚜렷함이 없었던 것 같다.

속이고도 싶고 포장하고도 싶은 마음이 불쑥 나와서

있는 날 것 그대로 쓰는 게 어려웠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힘들 때마다 부모님께 잘 내색하지 않았고, 들켰을 때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넘길 때가 많았다.

부모님은 유복했지만 갖은 사업의 실패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 부모님께 나는 짐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늘 괜찮은 자식이어야만 했었나 보다.

결혼도 그랬다.

앞길이 보장되지 않은 남편을 만났지만, 오랜 기간 연애했고 사랑했기에 그 보이지 않는 터널을 같이 걷고 싶었다. 아직도 터널은 끝나지 않았다.

모든 화살이 나를 향해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짓누르고 있을 때,

나는 회사에서도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직장에서의 괴로움은 사실, 보통의 문제는 아니다.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의 사회적 관계가 형성된 곳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대우받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엔, 벼랑 끝에 서 있는 꼴과 같기 때문이다.

내가 직장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이유는 사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일을 잘했고, 성과가 좋았을 뿐이고, 나보다 먼저 입사한 선임이 나에게 시샘을 부리면서 시작이 된 일이다.

그냥 웃으면서 넘기기에는 시간이 길어졌고, 고통도 배가 되었다.

차라리 내일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하고

내가 무엇을 잘 못한 걸까 자책하는 마음도 깊은 파도에 빠져 허우적 대는 것처럼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두려움으로만 가득 찼다.


그날, 나는 그 억울하고 힘든 마음을 담아 5편의 이야기를 무작위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글을 쓴다면 희망이 가득하고 파란 하늘에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나비 같은 내용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괴로움이 동반돼야 글이 나오는 역설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했다.

한이 가득한 글을 내리 쓰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브런치 작가까지 안되면 그냥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돼먹지 못 한 글이나 습작처럼 주야장천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브런치 팀에서는 이러한 나의 한 맺힌 절규를 들었는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작가로서 받아주었다.

글을 쓰고 나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자꾸 통계 부분에 들어가서 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지 좋아하는지 체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약간 이상한 관음증 같은 버릇을 제외한다면 그래도 꽤 멋진 작업을 할 수 있는 장소인 것 같다.

브런치 팀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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