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로 했다면,

오죽하면

by 로이홀릭

알아,

그 마음

네가 어떻게 이 글까지 찾아왔는지.

죽고 싶은 마음이 목 끝까지 차올라서 더 이상 사는 게 의미가 없고

나에게 남은 삶은 그저 그냥 흑암이 가득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죽음과 맞닿아 있는 그저 그런 순간들만 남아서 왔다는 것도 알아.

그래도 글을 검색해 보고 여기까지 왔다니 고마워

안녕,

나는 이제 마흔을 훌쩍 넘어서 어느덧 인생의 어려움만 계속해서 찾아오고 있는 중이야.

그런데 내 나이 또래가 죽는 이유 1위가 자살이래.

그래, 나도 살아보니 너무 버겁더라.

아무도 내 편이 없고, 내 인생 정말 망한 것 같더라고.

애는 커가고 부모님은 연로하시고 주변에 돌봐야 할 사람도 너무 많고

회사에서는 위태롭고 심지어 나가라고 업무배제까지 당하고 있어.

그래서 나도 너무나도 심장이 아파서 이러다간 병으로 먼저 죽지 않을까 하면서

마음이 너무 무너져 내리고 있어.

근데, 왜 살고 있냐면

다들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너처럼

그리고 나처럼,

두려움과 불안에 가득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라고.

당장에 뉴스만 봐도 알잖아.

내가 하는 말이 무엇이 위로가 되겠어

근데, 너처럼 죽음을 고민하는 사람이 여기 한 명 더 있다는 것.

그걸 알아줄래.

다들 죽고 싶은데 꾸역꾸역 살고 있어.

근데 꾸역꾸역 살다 보면, 어느 날은 비 오다가 해가 뜨는 것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맞닥뜨리기도 하는데

혹시 깊은 밤중이니

그럼 조금만 잠을 청해봐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집 앞에 나가서 걸어보기라도 해 봐.

돈 없어도 돼

그냥 무작정 걷다가 앉아서 생각하다가 그냥 걸어도 되어

혹시 나이가 어려? 그럼 너무 잘 되었어.

너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아.

나이가 나랑 비슷해? 그것도 너무 잘 되었어.

아직 젊기 때문에 뭐든 할 수 있데, 50대 60대 형님들이 해주신 말이야.

나이가 나보다 많아? 그럼 그것도 너무 잘 되었어.

공자가 '이순'이라고 이제는 귀가 편해지고 세상의 이치도 다 깨달아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데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행복하냐고

아니,

전혀 아니야.

나도 마음이 녹아내리고 너무 어둡고 당장에 내일 눈 뜨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근데, 내가 작년에 심장이 안 좋아서 큰 일을 겪을 뻔했거든.

1주일 동안 내가 갑자기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러니하게 살고 싶더라고.

물론 사람이 간사하니 그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다시 '나'로 돌아왔어.

그랬더니 또 죽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더라고.

사람의 마음이 그래,

마음대로 되는 것 같지 않더라도 좋은 순간도 오더라고.

지금 너무 죽고 싶다면 십 분만 줄 수 있어?

이 글을 읽고 잠시라도 밖에서 산책해 줄 수 있어?

고마워,

그리고, 너는 충분히 잘 살아갈 가치가 있어.

너는 너로서 정말 멋진 사람인 걸 절대 잊지 마.

너는 특별해. 진심이야.


이 꽃도, 아무것도 없는데 이렇게 혼자 잘 자라고 있어. 하물며 너를 계획하시고 너의 모든 것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너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데, 그 계획을 하나씩 하나씩 걸어 나가며 확인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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