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나 학원에서 돈 받아도 된다고 봐
아직 감기가 채 낫지 않은 오늘이다.
쿨럭대며 가래를 뱉어낸다.
일어나자마자 뜨거운 물을 마셔 목을 달래 봐도
나약한 기관지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낸다.
심지어 어제저녁, 맛도 없는 피자를 한 조각 먹고, 체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라 짜증이 난다.
맛이 없으면 체라도 하지 말던가
체를 할 정도면 맛이라도 있던가
냉동피자도 가지각색, 맛있는 것이 많은데
맛없는 녀석을 만나 생고생을 하는 나다.
어제부터 오늘 밤까지 계속 체한 상태다.
내 속은 울렁울렁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토할 것 같다.
어제 아빠가 사 온 곱창을 먹고 싶은데 체할까 봐 못 먹어서 또 억울해진다.
흠흠.. 난 오늘부로 브런치 작가이자 블로거.
지조를 지키자 작가야.
이상한 울릉도 드립 치지 말고.
유튜버...라고 하기엔 구독자가 20명이니까 유튜..라고만 하자.
어허.
오늘 아침, 그렇게 체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태로 노트북을 켰다.
아침부터 글을 쓰면 기분이 좋다.
1년 간 다녔던 영어 학원의 후기를 써본다.
학원에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받은 사랑과 배움들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
단순히 어학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곳을 알리고 싶은 마음.
그곳에서 맺은 인연들과 만든 추억 사진들이 앨범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어 학원 후기 겸 추억회상 글을 써 내려간다.
써 내려가다 보니 친숙했던 얼굴들의 소식이 궁금해진다. 내 글을 보고 연락을 줬으면.
다들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장소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찌하여 이 장소는 이름만 불러도 그리운 것일까.
짙은 밤, 밝게 빛나는 가로등처럼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빛나는 열정이 떠오른다.
간절했던 내 이십 대 중반의 한 자락을 독차지한 이곳, 나에겐 정말 소중한 장소이다.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엔 좋은 사람들이 모이나 보다. 좋은 향기와 좋은 생각들이 뭉치는 곳.
향수를 즐기지 않지만, 이곳의 향수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