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 전동킥보드
오늘도 추웠던 아침, 체했을 때 걷는 것이 좋다기에 훌쩍대는 코를 닦으며 산책길을 걸었다.
요새 이상하게 소화가 계속 안되고 울렁거린다.
그래도 걸었더니 좀 상쾌했다.
겨울방학을 맞아서 눈오리를 만들고 있는 아이도 보고, 촐랑대는 꼬리를 흔들며 신난 흰 강아지와 산책하는 여성분도 봤다.
그리고 문제는 인도 위 정가운데 서있는 전동킥보드도 봤단 말이다.
왜?
도대체 왜 지나다니는 길의 중앙에 킥보드를 놓는 것일까.
급하게 똥이 마려웠나? 그래도 인정할 수 없다.
몇 발자국만 더 가면 길 모퉁이에 세울 수 있지 않은가.
아무리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다고 하지만
사람이 가다가 부딪힐 수도 있는데 왜 자기 생각만 하는 것인가.
일전에 중앙에 세워놓고 길을 가려는 학생에게 다시 끝에 세워달라고 부탁해 본 적이 있다.
다행히 부탁을 들어준 착한 학생이었지만, 내가 그 학생 미래 면접관이라면 바로 탈락시켜 버릴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막 다루는 사람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믿을 수 없다.
언제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른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길가 중앙에 놓인 킥보드가 나를 긴 상념에 빠지게 했다. 급똥부터 시작해서 인간의 본성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