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식당을 보고 나서(영케이 편)
아직도 감기가 낫지 않아서 휴일인데 집에서 요양만 했다.
미뤄둔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두통이 심해서 영상만 봤다.
주관식당을 처음으로 보게 됐다.
틀자마자 초반부터 문상훈과 최강록의 투컷이
너무 귀여웠다.
대식가인 영케이를 위해 주문한 코스 요리를 준비한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설명을 곁들이자면
게스트가 원하는 주문을 넣어주면
그에 맞게 요리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영케이는 데이식스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았다.
베이스같이 눈에 띄지 않지만, 연주에서 틀리면 확 티가 나버리는 받쳐주면서도 중요한 요리를 부탁했다.
최강록이 생각한 요리 주제는
'밥'이다.
큰 개성이 없지만, 막상 망치면 요리의 조화를 뒤흔드는 밥.
애피타이저부터 밥을 이용하여 총 다섯 개의 코스가 완성됐다.
최강록 셰프의 설명을 들으며 영케이가 초롱초롱하게 식사에 빠져드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세 출연자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내 이상형이라는 것이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
그래서 잔잔하고 포근하게 볼 수 있었다.
며칠 전에 추리 영화를 볼 때는 심장이 뛰고 몰입감이 장난 아니었는데, 심심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무해함에 빠져든 순간이었다.
후반부에 최강록 셰프님이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사람의 무지개를 너무 아름답게 생각하지 말고, 나의 무지개에서 꽃을 피우자."
머리를 탁 하고 맞은 것처럼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질투를 많이 하는 편이다.
질투와 동경 그 사이를 넘나드는 편이기도 하다.
작년에 마음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을 때,
아주 친한 친구가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잠시 추악하고 냄새나는 질투를 했다.
친구의 무지개가 너무 예쁘게만 보였다.
친구도 그 무지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몸이 아프면서까지 무언가를 엄청 노력했었는데,
난 순간적으로 밝게 빛나는 꽃만 보고 냄새나는 질투를 한 것이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 질투를 마음속으로만 했었는데,
친구에게 그 추태를 안 보여준 게 참 다행이었다.
더 감사한 것은 이제 누군가의 무지개를 봐도
예쁘게 피운 꽃보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을지가 더 궁금하다는 점이다.
내 마음 상태가 건강해져서 바뀐 듯하다.
얼른 감기가 나아야 몸도 건강해질 텐데....
낫게 되면, 내 무지개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난 노력하는 게 좋다.
사실 사회에서 나가 일을 하면서
열심히 말고 잘해야지요
라는 말을 세 사람에게나 들었었다.
난 그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안 됐다.
노력하는 것도 소중한 건데 왜 부정받아야 할까?
노력을 하는 나도, '노력'이라는 단어도 무시받은 것처럼 느꼈다.
난 누군가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면 그 옆에서 햇빛도 주고 물도 주면서 손뼉 쳐주고 싶다.
내가 햇빛을 못 주겠구나...
그럼 햇빛 반사되게 거울이라도 들고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