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사람의 눈빛은 별보다 반짝거린다

여행 중 들린 한 개인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

by 나무로그

어제 친구의 집에 왔다.
충청도를 오기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왔다.
도착해서 버스를 갈아탔는데, 구수한 말투의 스티커가 시내버스에도 붙어 있었다.

친구가 해주는 따뜻한 수프를 먹고, 친구가 좋아하는 카페 두 곳에 다녀왔다.

한 곳은 대학생 때 함께 가본 곳,
한 곳은 친구가 새로 소개해준 곳.

대학생 때 가본 곳은 친구가 집 앞에 있는 카페라 단골이 된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연어 오차즈케 냄새가 났다.
오이가 떨어져서 사 와달라는 사장님의 부탁에, 친구는 단골다운 태도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얼른 심부름을 나갔다.

친구를 기다리며 앉아서 거진 5년 만에 그곳의 분위기를 다시금 느꼈다.
변함없는 부분들과 새로이 달라진 부분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두 번째로 방문한 카페 역시 첫 번째 방문한 곳과 마찬가지로 사장님께서 혼자 운영하시는 개인 카페였다. 입소문 외의 모든 리뷰를 꺼리는 사장님께서는 그 사연을 꺼내주셨다.

단골 어르신들과 정겨운 이웃 어른들이 많았던 카페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다녀간 뒤로 화려한 치장을 하고 오픈런을 하는 젊은이들의 성지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눈치를 보며 단골들은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고, 사장님께서는 그 부분이 참 슬펐다고 한다.

육백여 개의 리뷰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고 연락하며, 리뷰를 지워달라는 부탁을 하셨고, 나중에는 카페 공사가 완공되면 네이버지도에서도 없어지게 만들 것이라고 하셨다. 그 공간과 사람에 대한 사장님의 진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른 저녁 문을 닫는 시간이었던 그 공간에서, 3년 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나의 이야기가 끝을 모르고 달려갔다. 넉살이 좋은 나는 사장님께 "저희 혹시 가는 척하고 숨어있어도 되나요?"라고 말을 걸었고, 사장님께서는 "안 들키면 내일까지 있으셔도 됩니다."라고 받아쳐주셨다.

그렇게 사장님과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나와 친구는 누군가의 꿈속에 잠시 들었다 나오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카페는 정말 외국의 여느 카페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커피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의 질문은 인테리어, 혹은 사장님의 세계 여행 경험으로 시작되었다.

사장님께서는 카페의 공간의 숨어있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물어보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재밌는 이야기들을 펼쳐주셨다. 점점 사장님의 에너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 카페의 최종 도달 목표를 우린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무대가 될 장소, 담소를 나누게 될 테라스, 장미꽃들이 늘어져있을 벽, 로스팅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선집.

쌩쌩부는 바람에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와 친구는, 눈을 반짝이며 꿈을 펼치고 있는 신난 아이를 본 듯한 경험을 했다.

"어설프게 좋아하면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만, 미친 듯이 좋아하면 돈은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돈을 좇지 마세요."

대학교에서 만나 같은 학과를 전공했지만, 그 학과와 무관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나와 친구는 사장님에게 고민의 작은 실마리라도 얻으려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사장님은 우리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들어주셨지만, 모르는 분야이기에 잘 모르겠다며 어떠한 첨언도 하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사장님의 이야기에는 자신이 있는 모습이었다. 아플 정도로 일과 꿈에만 몰두하며 일 년 넘게 번아웃이 오셨다고 한다. 하지만 번아웃도 이길 만큼 매일 꾸준히 하는 것들의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한다.

요새 영어로 뭔가를 하고 싶지만, 그게 뭔지 몰랐던 나는 일단 정진하기로 했다. 거지가 돼도 좋으니, 내 노년도 저렇게 반짝반짝한 아이 같기를. 계속해서 꿈을 꾸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꿈만 같았던 경험이라, 잠에서 일찍 깨어 글을 적어본다.

작가의 이전글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