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니까

그러니까 우리 힘들어도 조금만 더 살아있자

by 나무로그

사실 어제는 너무 힘들었다.

직장에서 많이 치였다.

몇 개월간 참았던 울분이 터졌다.

그 핑계로 글도 안 썼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새로운 날이었다.

재밌는 일이 생겼다.


블로그 체험단 신청으로 줌바댄스를 배우러 갔다.

마침 스트레스도 쌓였는데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버스에서 잘 내려놓고 지도앱을 잘못 봐서 뚱한 곳에 도착했다.


이미 수업 시간이 촉박했고, 센터에 전화를 드렸더니 다행히 도중에 참여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얼레벌레 뛰어 입구에 들어가니, 이미 스트레칭을 하고 계셨다. 옷 갈아입고 오라고 해서, 운동복은 입고 왔기에, 한파로 옷장에서 꺼낸 롱패딩을 벗고 얼른 참여했다.


스트레칭을 하고 아령 운동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줌바 댄스 전에 이런 스트레칭 동작과 운동을 하고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불도 꺼서 깜깜하고, 흥겨운 케이팝 노래가 나오고 선생님이 '슈퍼 굿~~ 할리할리~~~~ 호오~~'이렇게 추임새를 넣어주시며 흥겹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스트레칭과 운동을 너무 오래 하네..?'

처음엔 엄청난 댄스를 배우나 보다 했는데, 계속 깔려있는 운동매트와 무게가 각기 다른 아령 3세트를 보니 웃음밖에 안 나왔다.


감기 나은지도 얼마 안 됐고, 근력 운동은 잘하지도 않는데 알고 보니 근력 운동 클래스였던 것이다.

선생님과 나의 소통의 오해였던 것.


그래도 참 재밌었다.

근데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

50분의 수업이 끝나고 강한 운동량 후에, 마침 운동센터 근처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실내골프를 한 후였는데, 끝나는 시간이 비슷해서 얼굴만 봤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10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좋았다.


집으로 가려는데 분홍색 간판의 베이글집이 눈에 들어왔다. 두쫀쿠가 6500원..? 무의식인지 의식인지 알게 모르게 발걸음이 이끌렸다.


하지만 이미 다 나가서 대신 올리브 베이글을 샀다. 올리브가 신선하지 않은 맛이 나서 버리고 싶었는데, 너무 허기져서 그냥 입에 넣고 씹었다.


후들거리는 허벅지와 다리를 이끌고 집에 도착해서 엄마가 끓여주신 삼계탕 한 그릇을 뚝딱했다. 이대로 가다간 졸리고 피곤해서 출근 못 하겠다는 생각에 바로 씻고 출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기절을 해 버린 것이다.

.....!


눈을 떠보니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난 것이다. 결국 헐레벌떡 출근하여 일은 무사히 잘 마쳤다. 상급자가 지각한 이유를 물어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출근날에는 긴장을 하고 있어야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또 끝이 아니다.

요새 별 일이 없는지 물어봐주셔서 힘든 일을 털어놓았다. 대처할 수 있는 태도와 방법을 조언해 주셨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료받는다.


아무튼 정말 재밌고 알록달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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