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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진 Sep 16. 2024

에릭슨 8단계 심리사회이론재조명

우리 인생의 단계별 과제 한번 더 살펴보기

  우리 인생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아쉬움과 후회, 방황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우리지만 그래도 전 인생을 돌이켜 보면 살아가는 것에 도움이 될 듯하다. 특히 가장 알기 쉽게 우리 인생과정을 설명한 심리학자 중 에릭슨에 대하여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정리하여 보았다.


  심리사회학자 에릭슨은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심리학자 에릭슨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902년에 태어났다고 한다. 에릭슨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 이혼하였으며 어머니는 에릭슨이 3살 때에 소아과의사와 재혼했다고 한다. 어머니와 계부는 유대인이었지만 에릭슨은 외모가 많이 달라 주위에서는 이방인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으며, 의학을 전공하라는 계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고교 졸업 후 유럽과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며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다. 심리학자 에릭슨은 이 시간을 유예기간이라 회고했다.

 

  에릭슨의 가족 환경과 청년기 방황 경험이 그의 심리사회이론에 특히 자아정체감이나 심리사회적 유예기간과 같은 중요 개념들을 정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1927년 에릭슨은 안나 프로이트가 만든 어린이 연구소에 참가함으로써 방황을 마쳤으며, 1927년부터는 1933년까지 에익혼의 지도로 정식적인 정신분석 훈련을 받았다.  1933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1936년부터는 아동분석가로 개업했으며, 1936년부터 1939년까지는 인간관계연구소와 예일대학 의대 정신과에서 근무했다. 1942년에는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가 1960년 교수직을 사직했다. 1950년 그의 첫 저서인 <아동기와 사회(chilhood and society)>가 출간되었으며, 이 저서는 에릭슨의 자아심리학의 대변자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에릭슨은 인간발달에서 사회적 맥락을 강조함으로써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의 5단계를 확장하여 드디어 8단계 이론을 정립했다. 인간발달의 전 생애적 접근을 정리한 최초의 심리학자였다고 한다. 


  심리사회이론의 특징을 살펴보면 인간발달은 심리사회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대부분 자아성장의 관점에서 보았으며 자아기능을 강조하여 자아심리학이라고도 한다. 에릭슨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의 영향을 받아서 신프로이트학파라고 불리지만, 에릭슨은 무엇보다 문화와 사회를 인성발달의 가장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추가하였다. 에릭슨은 프로이트에 비하여 인간행동의 기초로써 원초아보다는 자아를 강조한다. 자아는 환경에 대한 유능성과 지배감을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아의 성격은 자율적인 구조이며, 원초아보다 분화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써 형성되며 환경에 대해서 적극적이면서 창조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인간행동은 잠재적인 무의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의식 수준에서 통제 가능한 자아에 의해서 동기화된다고 하였다. 아동 성격발달도 개인과 부모의 관계를 비롯해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까지 관심을 갖었다. 자아는 신체 심리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전 생애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발달한다고 보았다. 


  에릭슨이 말하는 주요 개념들을 먼저 정리해 보았다. 첫째, 자아정체감(ego identity)이다. 총체적인 자기 지각을 의미한다. 자아정체감은 시간적 동일성과 자기 연속성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경과하며 변하는 자기 자신을 이제까지의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지각하며 수용하는 것이다. 자아정체감을 지닌 인간은 개별성, 통합성, 지속성을 차례대로 경험한다. 자신의 독특성에 안정감을 갖으며, 행동이나 사고 혹은 정서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을 말한다. 둘째, 점성의 원리(epigenetic principle)이다. 발달은 기존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지며 특정단계의 발달은 이전단계에서 성취된 발달과업의 영향을 받는다. 인간발달 8단계의 단계별 성격이 앞서서 전개된 발달단계의 결과로부터 발달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발달과업은 보통 두 가지 대립항으로 나타나는데 유아기의 과업은 신뢰감과 불신감으로 불린다. 신뢰감과 불신감은 균형을 필요로 하며, 주로 신뢰감을 학습해야 하지만 불신감도 조금은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셋째, 위기(crisis)이다. 인간 발달단계마다 사회는 개인에게 심리적 요구를 하는데 이것을 위기라고 칭했다. 개인은 위기에서 야기되는 스트레스와의 갈등을 적응하려고 노력하며 다음에 이어질 위기에 적응 준비를 한다. 각 단계의 심리 사회적 위기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자아특질이 강화되고 개인의 성격이 발달하게 된다. 자아특질이 무난하거나 만족스럽게 해결되면 긍정적인 자아특질이 강화되고, 반대로 충족되지 않은 불만이 존재하면 부정적인 자아특질이 강화된다고 하였다.


 다음은 에릭슨의 사회심리이론의 자아의 발달 8단계이다. 1단계이다. 유아기(구강감각기)는 기본적인 신뢰감 대 기본적인 불신감의 대립이며 주요 자아개념은 희망이다. 출생 후 약 18개월까지로 프로이트의 구강기에 해당한다. 잠자고, 먹고, 배변 등 기본적인 생리욕구가 원활하게 충족되고 긴장 없이 이루어지면,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생겨난다고 한다. 양육자의 태도와 감정에 일관성이 없고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세상을 불신하고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건강한 성장 발달은 신뢰감 와 불신감의 적절한 균형으로부터 온다. 나의 아들의 경우 양육자를 애엄마에게 조부모에게 맡겼다가 다시 찾아오는 과정을 되풀이한 것은 큰 실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2단계이다. 초기아동기이며 자율성 대 수치심과 의심의 대립이며 주요 자아개념은 의지이다. 로이트의 항문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18개월에서 3세까지가 일반적이다. 신체 지적인 면이 급속하게 발달하여 언어와 사회적 기준을 배우기 시작한다. 확고하고 친절하며 점진적인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은 아동은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자기 통제 감각을 발달시켜 자율성을 획득한다. 이 단계에서 자율성과 수치심의 갈등이 성공적으로 해결되어 얻어진 심리 사회적 능력은 의지력이다.


3단계이다. 학령전기이며 주도성(솔선성) 대 죄의식이 대립하며 주요 자아개념은 목적이다. 3~6세에 해당하며 프로이트의 남근기에 해당한다. 유아에 대한 주도적인 행동에 대해서 잦은 처벌과 지나친 훈육은 유아에게 긍정적인 성격 형성을 방해한다. 아이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거나 무시하면, 아이는 죄책감이나 자책감을 갖게 되고, 무슨 일이나 잘 체념하며 자신에 대해 무가치감을 갖게 된다. 돌이켜 보면 아들에 대하여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 것 같아 후회감이 많이 든다.


4단계이다. 학령기이며 근면성 대 열등감의 대립이며 주요 자아개념은 능력이다. 6~12세 사이로 프로이트의 잠복기와 생식기 초기에 해당한다. 자아성장의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시기이다. 인지나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학습과 적응이 순조롭게 원만히 이루어지면 근면성이 발달하고, 반대로 실수나 실패를 자주 하게 되면 열등감이 형성된다. 이 시기를 무난하게 훌륭하게 보낸 아동은 자신감과 능력을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한 아동은 열등감이 형성되어 계속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학령기 때 자식들에 대하여 제대로 지지를 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 것 같아 역시 가슴이 아프다.


 5단계이다.  청소년기이며,  자아정체감 대 역할혼란이다. 이때의 주요 자아개념은 성실성으로 표현된다. 12~20세까지의 청소년기 시기의 주요 발달과업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탐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자신의 다양한 역할을 통합하지 못하고 상충하는 역할들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방황하는 것이 바로 역할혼란이다. 이러한 정체성 혼란기의 방어기제는 자기 아집, 관용하지 않는 고립, 회피, 사랑에 빠지는 것 등이다. 최종 정체감을 성취하기 전에 일정 기간의 자유 시험기인 심리사회적 유예기가 있는데 젊은 이들의 역할, 믿음, 가치, 등을 시험해 볼 자유를 허락하며 각자의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사회로부터 긍정적인 안정을 획득함으로써 사회에 최상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도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6단계이다. 성인초기(청년기)이다. 친밀감 대 고립감이 대립하며 이때의 주요 자아개념은 사랑이다. 20~24세까지를 말하며 중요한 과업으로는 친밀감 형성을 들고 있다. 친밀감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자연스럽게 주고받은 능력을 말한다. 이전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확립한 사람은 타인과 쉽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때 자아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하였다면 관계형성이나 접촉을 기피하게 되고 고립감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일본어에 나오는 히끼꼬모리가 될 수도 있다. 


7단계이다. 성인기(중년기)이며 생산성 대 침체감의 대립이며 이때의 주요 개념은 배려이다. 24~65세까지로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지혜를 터득하며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생의 황금기이다. 이 시기의 중요한 과업은 자녀양육과 직업이나 여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창조성도 포함된다. 이 시기의 심리사회적 위기를 잘 극복하면 자아는 타인을 돌보는 능력, 즉 배려라는 특질을 획득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타인에게 충분한 관심을 표현하지 못하는 거절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8단계이다. 드디어 마지막인 노년기로  자기 통합(자기완성) 대 절망감의 대립이다. 주요 자아개념은 지혜이다. 65세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다. 성인기를 종합하고 통합 및 평가하는 기간이다. 노년기는 점차적으로 신체적 사회적 상실에 직면하는 기간이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존재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자신의 인생을 수용하고 갈등, 실패, 실망, 등을 성공, 기쁨, 보람 등과 함께 전체 삶 속에 포함시키는 것 즉 자아통합을 의미한다. 이 마지막 단계의 과업을 원만히 수행하지 못하고 실패하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절망감, 우울감 등에 빠지게 된다.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후회와 아쉬움, 방황을 거치는 동안 벌써 7~8단계에 와 있다. 과거는 히스토리, 미래는 미스터리, 현재는 프레즌트 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돌아면서 현재 나는 어디에 와 있고 현재의 과제는 무엇이고, 부족했던 것은 무엇인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발달단계와 주요 특질개념을 살펴보며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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