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노인정에 핀 검버섯
이맘때 꼭 방문 틀 사이로
가을이 들면
틀니 살아 숨 쉬듯
역사의 꽃 피고 지고
오망(迂妄)하게 자리 잡은 검버섯
이곳에 저곳에 홀로 걸어와
내 마음 한 자락 훔친 눈물
지팡이 귀밑에
흰 머리카락 한 두 올
무심한 바람에 너울대다
땅 짚다 보면
불같이 타다 사그라드는
묻어둔 통한의 자국
채 피지 못한 꿈 하나
죽부인(竹夫人) 끌어안고
자지러지는 코골이
애끊는 소리에 그님은 없고
자신의 껍질에
수(繡)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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