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1)
도담삼봉(島潭三峯)
강 한가운데
말을 잃은 봉우리 셋
노를 접은 배 하나가
역사를 건너지 않고
그저
멈춘다
안개는 오래된 질문처럼
봉우리의 어깨를 더듬고
물은
대답 대신
깊어지기만 한다
여울에 씻긴 시간들이
단양이라는 이름으로 흘러
누군가의
살아온 등을
조용히 적신다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풍경이 먼저
사람을 읽는다.
===
2)
도담삼봉(島潭三峯)
강 위에 풀어놓은 달빛이
봉우리 셋을 세어 보며
잠시
울음을 멈춘다
남편봉, 처봉, 첩봉
이름은 세월이 붙여 놓았고
사랑은
아직도
물속에서 숨 쉰다.
한 번 스친 마음이
천 년을 머물 수 있다는 걸
강물은
구부러진 허리로
증언한다.
역사는 늘 큰소리로 남지만
여기서는
작은 관계 하나가
풍경을 버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