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오늘은 사회과학 분야 책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제목은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입니다.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고요.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 연구자인 저자가 여덟 명의 청소년을 10년 동안 만나며, 그들에게 가난이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밀도 있게 살펴본 결과를 엮은 책입니다.
2. 여덟 명의 아이들을 10년 동안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저자 입장에서도 책 한 권을 쓰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 셈인데, 이렇게 시간을 들여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 책을 소개합니다. "나는 성장하고 싶은 어린 생명이 가난이라는 굴레와 가족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굴절되고 다시 일어서는지 그들의 목소리로 기록하고 싶었다." 이러한 저자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요. 가난이라는 것이 어린 시절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이잖아요. 그렇게 갑자기 주어진 가난이라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돈 벌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뒤에는 그 가난을 어떻게 해소하는지 그 과정을 좇다 보니, 청소년기부터 성인기까지의 긴 여정이 불가피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여덟 명의 청소년이 성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덕에 아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어 이런저런 감정을 느끼느라 책을 읽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3. 가난이라는 환경에 있는 여덟 청소년의 10년이라는 시간이 압축되어 담긴 책이니 읽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여덟 명의 청소년이 성인으로 어떻게 자랐을지 궁금합니다. 여덟 명의 청소년들에게 가난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좀 더 말씀해주시겠어요?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나 부모님의 성향, 아이의 성향에 따라 가난은 각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요. 가난은 물론 그로 인한 우울함까지 엄마에게 물려받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집에 있기가 싫어 비행을 일삼는 아이도 있었고요. 반대로 복지센터나 주변 사람 등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아이가 가난과 무관하게 교육받을 수 있게 한 어머니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아이가 긍정적으로 살며 가난을 극복한 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가난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현상일 뿐이지, 내 잘못도 죄도 아니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아이는 간파하고 있었다.“
4.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가난과 무관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었다니, 참으로 다행인 경우네요.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을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책에 나오는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아이들의 청소년기 이야기도 가슴 아팠지만,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도 그리 밝지만은 않았는데요. 아이들은 부모의 가난, 가족의 가난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가족이 불행하다면, 자신이 돈을 벌어 그 가난을 극복하겠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스무 살을 갓 넘긴 성인이 일을 해서 벌 수 있는 돈은 세네 명의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잠도 안 자고, 공부하고, 일하면서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국전쟁 직후 우리네 아버지를 보는 듯하기도 했는데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할 만큼, 10년은 긴 세월이지만, 한 가정의 가난을 극복하기에는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5. 청소년기를 어렵게 보낸 아이들이니 성인이 되어서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면 가난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었을 텐데요. 가족과 자신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앞서 저자가 청소년 정책 연구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책에서는 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을까요?
저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빈곤이 대물림되는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이에 대해 ”노동 가치보다 자산 가치가 훨씬 높은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50퍼센트에 육박하는 나쁜 일자리가 임금 불평등을 형성하면, 경쟁과 선별 위주의 교육 제도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부실하고 편협한 복지 제도가 안전망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데서 빈곤 대물림은 구조화되고 있다“고 정리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빈곤 대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선 원인들을 반대로 뒤집어보면 될 것 같은데요. 자산 가치보다 노동 가치가 높은 평등한 경제구조, 임금 불평등 해소, 계층 이동이 가능한 교육 제도, 탄탄하고 공평한 복지제도가 그것이 되겠지요.
6. 오늘은 빈곤 대물림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를 담은 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만나봤습니다. 책 속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책 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 같습니다.
네. 누구에게나 가난의 세습이라든가,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주제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특히나 어린 시절 가난을 경험한 어른이라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하지만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가난 때문에 내 주변의 청소년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은 주제라 할라도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려면,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 또한 행복해야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