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어떤 책을 함께 읽어볼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208쪽짜리 글자 없는 그래픽노블 『로봇 드림』입니다. 시체스영화제, 유럽영화상,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애니메이션 <로봇 드림>의 원작이고요. 어느 개와 로봇의 스쳐간 찰나의 계절, 함께한 기억이 남긴 아름다운 순간을 코끝 찡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2. ‘그래픽 노블’ 하면 그림책이나 만화책이 생각나는데요.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 만화책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그래픽 노블을 직역하면 ‘그림 소설’이라는 뜻이 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림책이나 만화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래픽 노블은 그림책과 달리 한 페이지에 그림이 여러 컷 들어갑니다. 반면 그림책은 한 페이지나 펼침면에 한 컷씩 들어가고요. 그런 면에서 그래픽 노블은 그림책과 구분되고요. 보통 ‘만화책’ 혹은 ‘코믹스’이라고 하면 상업적 만화를 일컫는데요, 그와 달리 ‘그래픽 노블’은 서구 유럽 만화나 예술 만화를 지칭한다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3. 상업적 만화냐, 예술 만화냐가 그래픽 노블과 만화책의 구분 기준이군요. 그래픽 노블을 좀 더 튼튼하게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네요. 『로봇 드림』은 어떤 이야기가 담긴 그래픽 노블인가요?
간단하게 말하면 개와 로봇의 ‘시절연인’을 다루고 있는 그래픽 노블인데요. ‘시절인연’은 불교 용어로, 인연에는 때가 있으며, 때가 맞으면 이루어지고, 맞지 않으면 맺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처럼 『로봇 드림』에서는 개와 로봇의 만남, 행복, 이별, 각자의 삶을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합니다.
4. 살다 보면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절연인’에서 말한 인연은 사랑하는 사이만을 일컫는 건 아닐 텐데요. 어릴 떄는 세상에 다시 없을 친구 같았는데, 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일로 다시 못 보는 사이가 되기도 하잖아요.
네, 살다 보면 인연이라는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개와 로봇은 말도 안 되는 일로 이별하게 되는데요. 홀로 시간을 보내던 개는 어느 날 로봇을 주문합니다. 개와 로봇은 함께 밥도 먹고, 도서관도 가고,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요. 그러다 해수욕장에 놀러가게 되는데요. 거기서 해수욕장이 폐장되며, 둘은 난데없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5. 해수욕장 폐장으로 인한 이별이라니, 너무 갑작스럽네요. 그렇게 개와 로봇은 이별하게 되는 건가요?
로봇은 재질 특성상 물에 들어가면 안 되죠.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른 개와 로봇은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잠이 듭니다. 그러다 집에 가려고 보니 로봇의 몸이 움직이지 않죠. 해가 지고 무거워진 로봇을 집으로 데려갈 수 없었던 개는 홀로 집에 돌아가며 다음 날 돌아올 계획을 세웁니다. 그 사이 해수욕장은 폐장되고, 로봇은 홀로 해수욕장에 남게 되고요. 개는 다음 해 해수욕장 개장 시즌에 다시 돌아올 계획을 세우며 떠납니다.
6. 홀로 해수욕장에 남겨진 로봇이 좀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다음 해 해수욕장 개장 시즌까지 로봇은 계속 누워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 사이에 고장이 심해질 수도 있고요.
로봇은 해수욕장에 누워 계속 꿈을 꿉니다. 자신이 멀쩡하게 일어나 개에게로 돌아가는 꿈이요. 하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고요. 그래도 짧은 인연은 계속됩니다. 새 가족이 로봇 몸에 새집을 짓고 살다 가고, 누군가는 로봇의 신체 일부를 떼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은 고물상으로 가게 되지요.
7. 로봇의 입장이 짠하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결국 개와 로봇은 다시 만나게 되나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만나긴 합니다. 하지만 ‘시절인연’에 그치지요. 『로봇 드림』은 글자가 없는 그래픽 노블이라 결말은 독자에 따라 다르게 상상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잔잔한 여운이 남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모두 같지 않을까 합니다.
8. 오늘은 개와 로봇의 ‘시절인연’을 담은 그래픽노블 『로봇 드림』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쓸쓸함이 느껴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소개도 감사합니다.